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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신세미의 미술산책 게재 일자 : 2015년 07월 27일(月)
伊 피사 공항서 만난 ‘박은선 초대전’ 유럽 곳곳 전시회… ‘미술 한류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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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탈리아 피사의 갈릴레오 갈릴레이 국제공항에서 전시되는 대형 돌조각 앞에서 포즈를 취한 한국 조각가 박은선 씨.
지금 이탈리아 중서부 대도시 피사의 국제공항에서 한국 조각가 박은선(50) 씨의 초대전이 열리고 있다. 건물 외부의 중앙 시계탑 아래에 작가이름 ‘PARK EUN SUN(박은선)’이 명기돼있다. 공항의 실내외에 대형 돌조각 8점이 설치됐고, 출입구와 에스컬레이터 옆 벽면에도 작품 및 작가의 작업 사진이 걸려있다. 연중 여행객들로 붐비는 세계적 관광명소의 랜드마크가 한국 작가의 조각 작품이라는 사실이 이례적이다. 지난 6월 20일 박은선전 개막식에는 피사, 피렌체 등 토스카나주 5개 도시 시장들이 참석했다고 한다.

오는 2017년까지 무려 2년간 피사공항 기획전에 초대된 박 씨는 피사에서 차로 25분 거리인 ‘조각마을’ 피에트라산타에서 작업 중인 ‘미술 한류의 전위’다. 그는 1993년 이탈리아로 건너가 대리석 산지인 카라라의 국립아카데미에서 유학한 뒤 23년째 현지에서 작업해왔다. 3~4년 전부터는 이탈리아뿐 아니라 프랑스, 독일, 스위스 등 유럽 미술관 화랑에서 연 5~6회 전시회를 열고 있다.

“첨단 현대미술의 흐름 속에서도 자연 재료인 돌을 다루는 손작업은 영원히 공존할 겁니다. 기발한 소재로 기법을 펼쳐온 데이미언 허스트, 토니 크랙도 최근 피에트라산타에서 돌작업을 진행 중입니다.” 전통 재료인 돌의 매력, 돌을 만지는 행복을 지목하는 박 씨는 두 가지 색의 대리석이나 화강암을 교차시킨 줄무늬 기둥, 구, 정육면체 형태 등 추상조각의 세계를 선보여왔다. 서울에서 경희대 미술학도 시절부터 인체의 척수 같은 수도관의 형태를 주목했으며, 작가로서 ‘기둥→기둥속 원→정육면체→변형기둥’으로 직선과 곡선, 기둥과 원을 변주시켜왔다.

‘박은선 돌조각’의 특징은 겉으로 드러나는 돌의 균열이다. 작가는 자신 혹은 돌의 숨통을 터주듯, 먼저 돌을 깨뜨린 뒤 금이 간 돌판을 재조합해 줄무늬와 증식·확장되는 이미지에 인간의 생명력과 이중성을 은유한다. 지난해 10월 로마 고대 유적지 메르카디 디 트라이아노박물관의 ‘박은선전’을 찾은 스위스 출신 건축대가 마리오 보타가 “한국 방문 때 보았던, 세월 머금고 쩍 갈라진 채 서있는 사찰 기둥 같다”며 ‘변형기둥’작품에 각별한 관심을 표했을 정도다.

올여름엔 피사공항 전시를 포함, 6회의 개인전이 동시다발로 이어진다. 이탈리아에선 밀라노엑스포를 계기로 기획된 조각 전문의 마테리마 코페르니코와 치나세로 발사모의 시립미술관인 빌라 기를란다 및 북부 아오스타계곡의 바르드요새박물관에서도 ‘박은선전’이 진행 중이다. 이밖에 피에트로산타 인근의 고급 휴양도시 포르테 데이 마르미의 마을 중앙에도 작품이 설치됐다. 스위스 휴양도시 바드라가즈의 조각 트리엔날레서도 초대전이 10월 말까지 열린다.

미술저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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