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뻘 여순경 상습性추행 50代 경위 실형

법원, 징역 10개월 선고… 성폭력치료 이수 명령도

딸과 비슷한 또래인 후배 여순경을 상습 성추행한 50대 경찰관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3단독 신중권 판사는 강제추행 혐의로 구속기소 된 여의도지구대 소속 김모(51) 경위에게 징역 10월과 80시간의 성폭력치료 프로그램 이수 명령을 선고했다고 29일 밝혔다.

신 판사는 “피고인은 누구보다 법을 준수해야 할 경찰관으로서 상관이라는 지위를 이용해 차마 입에 담기 어려운 성적 표현을 일삼고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는 성적 행위를 했다”며 “자살을 생각할 정도의 상황으로 피해자를 내몰았다는 점에서 엄히 처벌할 수밖에 없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김 경위는 지난 3∼4월 사이 수차례에 걸쳐 경찰 입문 2개월 차인 김모(여·26) 순경의 허벅지를 만지고, “예쁘게 생겼다” “나랑 자자” 등 성적인 모욕감을 주는 표현을 일삼은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김 경위는 재판 과정에서 범행을 부인했다. 김 경위는 “김 순경이 먼저 내 손에 손을 얹었고, 나는 김 순경의 허벅지를 살짝 건드렸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김 경위는 경찰 수사 초기 합의해 달라는 내용의 전화를 걸거나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심지어 집 앞까지 찾아가 합의를 요구해 김 순경을 공포에 떨게 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거부 의사를 적극적인 말로 표현하지 않아 자신을 싫어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는 김 경위의 진술을 보면, 김 경위가 성범죄에 대한 인식이 얼마나 잘못됐는지를 보여 준다”고 지적했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