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9 등 주력 수출 무기, 기술 업그레이드 없으면 퇴출돼”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K-9 ‘발사’ 올해로 창립 45주년(8월 6일)을 맞는 국방과학연구소(ADD)가 지난 4월 22일 강원 철원군 문혜리 5포병여단 진지에서 독자기술로 개발한 K-9 자주포로 사격훈련을 하고 있다. 문화일보 자료사진

“K계열 개발된지 최고 20년
상반기 수출 작년 대비 절반
결함 원인 철저 분석해 보완
지속적 투자·성능 개량 절실”

국방과학 연구개발을 책임진 국방과학연구소(ADD) 정홍용 소장이 29일 방위산업 K-2 자주포 등 K계열 수출 주력상품을 이대로 방치할 경우 시장 퇴출은 시간문제라고 경고했다.

정 소장은 오는 8월 6일 ADD 설립 45주년을 앞두고 이날 국방부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우리가 그동안 수출해온 K-2 전차 기술, K-9 자주포, KT-1 기본훈련기 등은 이미 개발된 지 수년에서 20년 이상 경과된 것으로 지속적인 기술개발을 통해 발전시키지 않으면 국제 방산시장에서 경쟁력 상실과 퇴출은 시간문제”라고 평가했다.

이는 올 상반기 방산 수출이 6억3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수출액(13억6000만 달러)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저조한 실적과 연계돼 일종의 경고 메시지로 받아들여진다.

ADD는 별도 자료를 통해 연구소의 시행착오를 시인했다. ADD는 대표적인 시행착오로 △무기체계 개발이 완료되면 명품이라 홍보해 무기체계 연구개발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우를 범했으며 △국방연구개발 품질 강화 활동이 부족해 K계열 등 전력화 무기의 잦은 결함 발생으로 국민의 안보 불안감을 조성한 점 등을 거론했다. ADD가 공개적으로 연구개발 과정에서의 시행착오를 인정한 것은 이례적이다.

정 소장은 간담회에서 “ADD가 개발한 명품 10선 중 결함이 있다고 지적된 무기체계는 K-21 보병전투장갑차, K-2 전차, K-9 자주포, K-11 복합소총 등 4종”이라고 지적한 뒤 “지속적인 투자와 기술개발을 통해 미운 오리 새끼를 백조로 재탄생시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며 연구개발 정책의 수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 소장은 “K-21 장갑차, K-11 복합소총 등 전력화된 무기체계에서 일부 결함이 발생했으며 관련 기관들과 협력해 이에 대한 보완조치를 해왔으나 나타난 결함사항에 대해 완벽하게 해소하지 못함으로써 언론과 국회에서 지속적인 문제 제기와 지적을 받아왔다”고 고백했다.

정 소장은 “제기된 문제들이 정확한 원인분석을 통해 연구개발을 잘못한 것인지, 품질관리 문제인지, 아니면 운용 미숙에 의해 일어난 것인지 등 원인을 명확히 분석해 대책을 강구하는 것이 중요한데 지금까지는 나타난 문제에 대해 제대로 분석과 대책이 강구되지 않았던 측면이 있었다”고 시인했다.

정 소장은 “지속적인 성능개량과 기술개발을 통해 발견된 문제점 해소와 무기체계의 진화적 발전이 필요하다”며 “개발자의 기술지원 책임 범위 설정과 저비율 초도생산 개념의 도입 등 제도적 보완을 통해 품질을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정 소장은 “전차, 자주포, 장갑차 등 일반무기체계 분야에서 국가가 연구개발을 하지 않고 업체가 주도하도록 제한한 결과 그동안의 축적된 기술능력이 상실되고 개발 기반이 매우 취약해져 국방과학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