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력 부족해도 채용 늘려… ‘경제 활성화 대책’ 뒷받침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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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개혁 성과 보이고 노동시장 선진화 돼야

재계가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 대졸 신입사원 채용을 최대한 늘리는 등 경제 활력 제고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러한 재계의 노력과 함께 규제 개혁 등 정부의 경제 활성화 대책과 국회의 경제 활성화 법안 제정 등 ‘3박자’가 화음을 이뤄야 침체된 경기를 되살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9일 문화일보가 30대 그룹의 올해 대졸 신입 사원 채용 계획을 조사한 결과, 대부분 기업이 최근 경영 환경 악화에도 불구하고 채용 규모를 지난해와 같은 수준을 유지하거나 늘릴 방침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하반기 채용 계획은 9월쯤부터 본격 시작되지만, 채용규모를 확정한 기업들도 상당수 있다. LG그룹과 포스코, GS그룹, 한진그룹, 한화그룹, 금호아시아나그룹, 동부그룹, 현대백화점그룹, 대우건설 등은 하반기 대졸 채용 규모를 확정한 상태다.

가장 많은 인원을 선발하는 삼성그룹의 경우 현재 하반기 채용 계획을 수립 중이지만, 지난해보다 채용규모를 늘리는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대졸 신규 채용을 비롯해 시간제 근로자 채용규모 확대 등을 검토하고 있다”며 “업계에서 추정하는 지난해 대졸 채용 규모(8500명) 이상을 선발하는 방침을 세워 놓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그룹 역시 노조와의 협상이 남아있기는 하지만 지난해 채용한 7000명 이상을 뽑는다는 방침이다. SK그룹과 롯데그룹, 현대중공업, KT, 신세계그룹, CJ 등도 지난해 수준의 채용규모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세계 관계자는 “유통기업의 특성상 대졸자 채용 규모는 작지만, 현장 인력 등 전체 정규직 채용 규모는 1만 명 이상을 뽑을 계획”이라며 “지난해 수준의 채용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업들이 신규 채용 규모를 늘리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기업의 경영 상황에 맞는 적정 인력 규모(TO)가 있기 때문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기업의 인력 채용계획은 당연히 경영 상황에 따르는 것인데, 사실 지금 기업들의 경영 상황이 그리 좋은 편은 아니지 않으냐”며 “기업의 고민도 어떻게 하면 고용 규모를 조금이라도 늘릴 수 있느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부와 정치권이 경제 회복을 위해 환경을 조성해 줘야 한다고 재계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관계자는 “지금 기업들이 가장 문제점으로 꼽고 있는 노동 유연성 확보 등 노동시장 개혁과 규제 개혁, 경제 활성화 법안 제정 등은 아직 뚜렷한 성과가 나오는 것이 없다”며 “기업이 경쟁력을 높여 사회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그에 맞는 우호적인 경영 환경 조성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임대환·이근평 기자 hwan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