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메르스 책임문제 거론할 때”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거취 주목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초기 방역 실패에 대한 책임자 문책론이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문형표(왼쪽) 보건복지부 장관이 29일 오전 서울 중구 조선호텔에서 열린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에 참석해 보고를 듣고 있다. 정하종 기자 maloo@

신상진 의원 “책임지는 게 있어야”
시민단체 “진상규명·문책 필요”
문형표 장관 사퇴·경질 임박설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의 국내 유행이 사실상 종식되면서 진상 규명과 책임자 문책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사실상 종식을 선언한 황교안 국무총리도 메르스 초기 대응의 문제점과 원인에 대해 조치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새누리당에서도 메르스 사태의 주무부처인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이 ‘정치적·실무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요구하는 등 책임론이 구체화되고 있다.

문 장관도 그동안 정부에 사퇴의사를 밝히는 과정에서 사태를 마무리하고 퇴진하라는 뜻을 전달받은 것으로 알려져 박근혜 대통령이 휴가에서 복귀하고 나면 장관 교체 움직임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국회 메르스대책특별위원장을 맡았던 신상진 새누리당 의원은 29일 메르스 사태와 관련해 MBC라디오에 출연, “복지부 장관은 우선 정치적 책임을 피할 수가 없을 것 같다”며 “또 역학조사 초동대응 등이 미흡했던 것에 대해서도 실질적으로 책임지는 부분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신 의원은 “정치적 책임과 함께 책임자로서 역할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면 책임지는 게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는 게 우리 특위 소속 의원들의 전체적인 분위기였다”고 밝혔다. 전날 활동을 끝낸 국회 메르스특위는 복지부와 삼성서울병원 등에 대해 감사원 감사를 청구키로 했다.

익명을 요구한 국회 관계자는 “문 장관이 메르스가 터진 이후 정부에 수차례 사퇴 의사를 밝혀 왔다”며 “다만 사태를 마무리하고 퇴진하라는 정부의 뜻을 받아들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정부가 메르스 국내 유행에 대해 사실상 종식을 선언한 만큼, 문 장관의 사퇴나 경질이 임박했다는 분석도 가능하다.

시민사회단체들도 메르스 사태를 확산시킨 정부에 대해 진상조사와 책임자 문책을 요구하고 나섰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 참여연대, 공공운수노조, 보건의료단체 연합 등은 공동으로 성명을 내고 “메르스 사태 초동대응 실패와 메르스 확산, 삼성서울병원에 대한 관리 부실, 허술한 국가방역체계 운영과 관련된 진상 규명과 책임자 문책 조치가 부실하다”며 “메르스 사태의 책임을 물어 질병관리본부장과 복지부 장관의 즉각 경질 및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녹색소비자연대전국협의회도 “메르스가 사실상 종식된 것을 환영하지만, 메르스 사태의 일차적 책임은 보건당국에 있다”며 “시민단체, 변호사단체, 의사단체, 간호사단체에서 추천한 사람들로 ‘메르스 진상조사 시민위원회’를 구성해 이번 메르스 사태의 진상을 낱낱이 조사, 그 내용을 일반 국민에게 공개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 보건대학원 교수는 “메르스 백서를 만드는 과정에서 모든 것이 규명될 것”이라며 “최초 환자의 행적 조사, 대규모 감염을 일으켰던 14번째 환자에 대한 관리, 삼성서울병원과 평택성모병원에 대한 종합적인 조사를 진행해 책임자 문책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