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예산 89억 확정… 기재부 “요구 지나치다” 싹둑

최근 채용된 직원 급여 등
1월 아닌 8월분부터 지급

당초 총청구액은 160억원
특조위 “공식결정 못 들어”

기획재정부가 4·16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가 요구한 올해 예산을 절반 가까이 대폭 삭감한 것은 체육대회 개최비와 동호회 지원비에 직원 생일 축하 비용까지 포함한 특조위 예산 청구안이 지나치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기재부가 4일 국무회의에 안건으로 상정해 통과한 세월호 특조위 운영비 등 지급을 위한 ‘2015년도 일반회계 일반 예비비 지출안’에 따르면 기재부는 특조위에 올해 예산을 89억 원만 배정했다. 특조위가 160억 원을 청구한 것과 비교해 보면 절반 수준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과도한 요구는 일부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특조위가 기재부에 제출한 160억 원의 올해 예산 요구안에는 체육대회 개최비용 252만 원, 동호회 지원 비용 720만 원, 전체 직원 생일 케이크 비용 655만 원이 포함돼 있다. 또 민간인 직원들의 경우 배우자 등 가족수당, 자녀 학자금도 달라고 요구했다.

기재부의 또 다른 관계자는 생일 축하 경비 등 논란이 된 항목에 대해서는 “배정된 예산 한도 내에서 특조위가 자체적으로 판단해 사용하면 된다”고 말했다.

기재부는 활동기간에 따른 특조위 임직원들의 급여에 대해서도 특조위와는 다르게 해석했다. 특조위는 올 1월 급여분부터 달라고 요구한 반면, 기재부는 4·16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세월호 특별법) 부칙에 따라 특조위원에 대해서는 올 1월 1일부터 활동했다고 보고 1월 급여분부터 지급하되 최근 채용 절차가 마무리된 민간인 직원 등 별정직 공무원에 대해서는 8월분부터 지급하기로 했다. 기재부는 특조위 예산안이 이날 국무회의를 통과한 만큼 한국은행 계좌 개설 등 절차만 갖춰지면 조속히 예산을 집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같은 예산안에 대해 권영빈 특조위 진상규명 소위원장은 “기재부 결정에 대해 아직 들은 바가 없다”며 “총액이 89억 원이라면 사업비는 차치하고 인건비도 안 나오는 수준”이라고 반발했다.

박수진·강승현 기자 sujininv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