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is Story >金교수가 본 한국문화 특색… “情 많은 한국 의료진 따뜻 … 방문객 통제없는 병실문화엔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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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르게이 교수가 본 한국 문화의 특색은 무엇일까.

우선 한국 의료계에서 느낀 강점 중의 하나는 ‘정(情)’이다. 지난해부터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연수를 받은 러시아 모스크바의 보건국 소속 의사들이 느낀 점도 비슷하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김 교수는 “한국은 의료수준도 높지만, 유럽이나 미국에 비해 의료진이 따뜻하다”며 “많이 가르쳐주고 많이 챙겨준다”고 말했다. 유럽이나 미국으로 연수를 가면 정해진 계획대로만 움직이고, 어떤 경우에는 수술도 개인 기법이라면서 보여주지 않는 경우도 많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한국 의료진은 기술적으로도 물어보면 다 알려주는 데다, 밥과 커피는 물론 회식도 자주 해준다”고 말했다.

의료 문화의 단점도 꼬집었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에서 드러난 것처럼 후진적인 병실 문화와 응급실 시스템이다. 김 교수는 “러시아는 면회시간이 정해져 있고 장소도 한정돼 있다”며 “그러나 한국은 면회 개념이 없이 보호자들이 24시간 자유롭게 왔다 갔다 해 충격이었다”고 말했다. 또 러시아는 감염내과병원과 결핵병원이 별도로 있다. 감염이 의심되는 환자는 일반병원이 아니라 해당 병원으로만 갈 수 있다고 한다.

응급시스템도 다르다. 한국은 119에 신고할 경우 구급대원이 방문해 병원으로 즉시 이송하지만, 러시아는 의사와 간호사가 각 1명씩 의무적으로 구급차에 탑승한다. 해당 의료진은 현장에 도착해 일차적으로 진단한 뒤 응급상황이면 병원으로 이송하되, 그렇지 않을 경우 그 다음 날 외래진료 일정을 잡아준다. 이 때문에 러시아의 응급실은 우리나라처럼 북적이지 않는다고 전했다.

일상생활 속에서도 한국인들은 능력에 대해 민감하다고 느꼈다고 한다. 그는 “러시아의 경우 농담하는 것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데, 한국인들은 상대방의 능력에 대해 농담을 하면 예민해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오래전에 한 지인이 외국에 갔는데 영어가 잘 통하지 않더라고 말해서 ‘그건 네가 영어를 못해서 그런 것’이라고 농담하고 웃었다”며 “그러자 ‘네가 그렇게 영어를 잘하느냐’라고 화를 내 크게 놀랐다”고 말했다.

△1971년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주 출생 △1988년 카자흐스탄 공립고등학교 졸업 △1994년 제1레닌그라드 국립의대 졸업 △2001년 대구 계명대 의대 석·박사과정 졸업 △2002년 한·러 합작회사 메이미르 임상연구원 △2005년 한국전기연구원 선임연구원 △2010년 한국 국적 취득 △2012년 분당서울대병원 국제진료센터 교수 취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