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 키워드는 ‘국민 氣살리기’… 특별감면 수백만명 예상

대상·규모는 법무부서 확정
기업인·정치인들 뿐 아니라
생계 위협받는 서민에 혜택

박근혜 대통령의 광복 70주년 핵심 키워드가 국민 ‘기 살리기’로 가닥을 잡으며 자연스레 국민 사기 진작책의 하나로 특별사면 규모의 대폭 확대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특히 역대 정부에서 국민통합과 민생을 목적으로 적어도 한 차례 이상씩 내놓았던 대규모 ‘특별 감면’이 포함될 가능성도 커졌다.

사면의 대상과 규모는 법무부 사면심사위원회가 확정하지만 박 대통령이 각 부처 장관들에게 국민 사기 진작책을 적극 시행하라고 공개적으로 지시한 만큼, 사면심사 과정에도 박 대통령의 ‘의지’가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따라 특별 감면이 포함되지 않은 경우 민생 사범에 대한 사면 규모는 최대 1만∼2만 명가량 될 전망이다. 특별 감면이 포함될 경우 운전면허 벌점 등 교통 법규 관련 감면이 포함되면 수백만 명, 다른 행정 조치 제재에 대한 감면이 이뤄지면 수십만 명이 벌점이나 행정규제의 부담에서 벗어나게 된다.

역대 대통령들도 특별 감면을 포함한 대규모 특사를 임기 중 한 차례 이상 해왔다. 김대중 전 대통령 취임 직후 단행된 사면에서 3만3000여 명이 특별 사면 및 복권됐고 운전면허 벌점 등 감면 대상은 무려 533만여 명에 달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후 1999년에 형집행정지 및 금융제재 해지 등의 사유로 50여 만 명, 2002년에 운전면허 감면 등으로 약 481만 명이 포함된 특사를 단행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2003년 광복절에 징계 사면 12만5000여 명, 특별사면 및 복권 2만4000여 명의 특사를 단행한 데 이어 2005년과 2006년 광복절에도 잇따라 대규모 특별사면을 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도 취임 첫해인 2008년 6월과 8월 잇따라 각각 280여 만 명, 33만여 명을 대상으로 하는 특별감면이 포함된 특사를 단행했다.

박 대통령도 2014년 1월 서민 생계형 사범 5925명에 대해 사면권을 행사했다. 당시 특별 감면 조치도 이뤄져 운전면허 행정 제재 대상 289만여 명, 어업인 면허 행정 제제 대상 8800여 명이 혜택을 보았다. 한 여권 관계자는 “특사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주요 정치인이나 재벌 총수 등 경제인의 사면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면서 사면의 부정적 측면이 부각돼 왔다”며 “한 번의 실수로 생계가 위협받는 상황에 처한 서민이나 민생사범에 대한 사면은 국민 사기 진작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병기·김동하 기자 mingm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