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롯데>“日자본 대주주인 기업 면세점특허는 이례적”

99%가 日지분 호텔롯데가 시내면세점 3곳 운영 논란

롯데그룹이 정부의 각종 특혜로 지금의 재계 서열 5위 대기업으로 성장했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가운데 롯데의 주요 매출원인 면세점 사업에서도 특혜가 있었다는 지적이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5일 면세점 업계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은 전국에 모두 7개의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다. 이 중 시내면세점은 서울에만 3곳(소공동 본점, 잠실 월드타워점, 코엑스점)을 운영하고 있다. 신라면세점과 신세계, 워커힐 등 다른 경쟁 면세점들이 서울 시내에 1곳의 면세점만 보유하고 있는 것(신라면세점은 최근 입찰경쟁에서 현대산업개발과 컨소시엄 형성해 1곳 더 획득)을 감안하면 비교가 되지 않는 수준이다.

특히 시내 면세점의 경우 자국 기업에 면세 특허권을 주는 것이 세계 면세업계의 관례인 데 반해 롯데면세점은 일본 자본이 대주주인 호텔롯데 소속이면서도 면세 특허를 받아 특혜라는 지적이 업계에서 제기되고 있다.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홍콩 등 국가 전체가 면세 특허인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 통상 시내면세점의 경우 자국 기업에 특허권을 주는 게 세계 면세점 업계의 관례”라며 “그런 점에서 보면 롯데면세점이 시내면세점을 3곳이나 보유하고 있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롯데면세점은 호텔롯데 면세사업부 산하로 모든 매출은 호텔롯데 매출로 잡힌다. 문제는 호텔롯데의 대주주가 일본 자본이라는 점이다. 호텔롯데는 일본 롯데홀딩스가 19.07%, 일본의 L투자회사가 72.65%, 일본 광윤사가 5.45%를 갖고 있어 일본 자본이 지분을 갖고 있다. 사실상 일본 자본이 대주주인 호텔이 지배하고 있는 면세점에 대해 한국 내 시내면세점 특허를 준 것은 특혜라는 지적이 여기에서 나온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도 4일 성명을 통해 “롯데그룹의 경우 0.5%의 낮은 특허수수료로 재벌들의 독점이윤을 보장해주는 면세사업을 통해 성장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면세점 사업에 대한 별도의 분리공시제도가 반드시 도입돼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대해 롯데그룹과 롯데면세점은 특혜라는 지적에 대해 그렇지 않다고 반박하고 있다. 롯데 관계자는 “호텔롯데의 지분을 일본 자본이 보유하고 있기는 하지만, 국내에서 거둔 매출의 거의 전부를 국내에서 재투자하고 있는 한국 기업”이라며 “대주주와 상관없이 경영 등은 모두 국내에서 이뤄지고 있는 한국 기업”이라고 밝혔다.

임대환 기자 hwan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