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무혐의’ 심학봉의원 ‘性폭행 의혹’ 검찰이 재수사

베테랑 투입 “의혹 없게 규명”
회유 여부 등 소환조사 검토도

경찰에서 무혐의 결론을 내린 심학봉 국회의원의 40대 여성 보험설계사 성폭행 의혹 사건을 검찰이 재수사하기로 했다. 경찰의 ‘봐주기 수사’라는 여론이 확산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대구지검은 5일 대구지방경찰청이 사건을 송치하는 대로 공무원 범죄 전담 수사부인 형사 1부(부장검사 서영민)에 배당하고 철저한 기록 검토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수사에는 형사 사건 수사 경험이 많은 베테랑 검사들이 투입될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데 필요하면 심 의원이나 피해 여성 A(48) 씨를 소환 조사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이 사건의 경우 의문점이 남지 않도록 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철저하게 사실을 규명하는 것이 수사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검찰 재수사는 심 의원과 A 씨 사이에 강압적인 성관계가 있었는지와, A 씨가 성폭행 피해 신고를 한 뒤 진술을 번복하는 과정에서 회유나 협박 등이 있었는지가 핵심이 될 전망이다.

이에 앞서 경찰은 지난 3일 밤 극비리에 심 의원을 불러 2시간가량 조사한 뒤 범죄 혐의가 없다고 결론 내렸다. 경찰이 계좌추적 등도 없이 단 한 차례 소환조사로 사건을 종결하자 시민단체 등은 부실·봐주기 수사라며 전면 재수사를 요구했다.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 관계자는 “성폭행 사건 수사는 한 달에서 길게는 1년이 걸리는데, 이번 수사는 불과 10여 일 만에 끝나 많은 의문이 남는다”고 주장했다.

대구 = 박천학 기자 kobbl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