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경제, 사회적 기업 1000개 시대>보증금·월세 부담적은 共用공간… 대학생 등에 ‘보금자리’ 제공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사회적기업 셰어하우스 우주가 운영하는 셰어하우스의 모습. 에스프레소 머신 등을 갖추고 있는 ‘커피를 좋아하는 이들을 위한 집’(왼쪽 사진)과 캠핑장 모습을 갖춘 ‘캠핑을 좋아하는 이들을 위한 집’. 우주 제공

보통 99㎡로 서울만 19개
커피·캠핑 등 좋아하는 집
테마형으로 젊은층에 인기
이용객들의 70%가 대학생

日 벤치마킹, 2012년 설립
‘서울 우수 공유기업’선정돼
내부 리모델링 사업도 진출

‘주거비 걱정도 해소하고, 함께 생활하는 즐거움도 느껴봐요.’

주거 공간을 저렴한 가격에 함께 공유하는 ‘셰어하우스’가 1인 가구의 젊은 세대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거실, 화장실, 주방 등 공용 공간은 함께 쓰고, 개인적인 공간인 침실은 따로 쓰는 형태의 공동주택이다. 이른바 공유경제(물건을 소유하는 개념이 아닌 서로 빌려 쓰는 경제활동)다.

가파르게 오르는 전·월세난 속에서 신개념 주거형태로 학생들의 주거비 부담 등을 해소할 수 있는 이상적인 주거모델로 제시됐다. 80만 원대의 보증금에 40만∼50만 원대의 월세를 내고 함께 거주하는 즐거움과 편안한 휴식을 누리고 싶다면 사회적기업 셰어하우스 우주(WOOZOO)의 문을 두드려 볼 것을 추천한다. 셰어하우스라고 해서 보증금과 월세가 싼 것만은 아니다.

우주가 운영하는 셰어하우스는 서울에만 총 19개다. 기존 주택을 임차해 셰어하우스로 만들어 젊은 대학생과 직장인의 입주를 받고 있다. 크기의 차이는 있지만 보통 99㎡(약 30평) 규모의 연립주택이나 아파트 등을 우주가 각각의 테마로 개조해 보증금과 월세를 받는 방식이다.

각각의 테마는 ‘커피를 좋아하는 이들을 위한 집’ ‘디저트를 좋아하는 이들을 위한 집’ ‘캠핑을 좋아하는 이들을 위한 집’ 등 다양하다. 커피와 관련된 집의 공용공간에는 에스프레소 머신과 핸드드립 커피 세트, 다양한 시럽 등이 준비돼 마치 ‘카페’와 같은 분위기로 커피 등을 즐길 수 있게 만들어져 있다. 디저트와 관련된 집에는 와플 메이커와 오븐 등 디저트를 만들 수 있는 도구들이 있어서 언제나 베이킹을 즐길 수 있다. 이들 테마가 있는 집들은 가까이 위치해 있어 각기 다른 집에 사는 입주자들끼리 긴밀한 관계를 맺는 즐거움을 누릴 수도 있다.

우주 관계자는 “입주자 중에는 공동생활을 불편해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같이 사는 즐거움을 발견하면서 재미있게 생활하고 있다”면서 “미래에는 이러한 주거 방식이 더욱 보편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 2012년 만들어진 사회적기업 우주는 대학생들이 주거비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고민하는 데서 출발했다. 기숙사에 들어갈 수 있는 인원이 한정된 데다가 월 40만 원 이상의 주거비가 드는 학생들의 주거비 해결 방안을 고민하던 중 일본의 셰어하우스를 보고 이를 벤치마킹해 만들게 됐다. 그 결과 많은 이들의 주거비 부담 등을 줄이면서 우주는 2013년 서울시에서 선정하는 ‘서울 공유기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셰어하우스 이용객들의 70%는 대학생이며, 입주는 선착순으로 가능하다. 공실은 거의 없는 수준이지만 계속 셰어하우스를 늘리고 있으니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우주 홈페이지( www.woozoo.kr)를 방문하면 된다. 홈페이지에는 집의 전체 구조, 구역별 자세한 사진과 가격 등을 볼 수 있다.

우주는 주택 등을 임차한 후에 개조한 뒤 월세 등으로 수익을 내는 구조이지만 최근에는 아파트나 주택 소유주의 요청을 받아 집을 톡톡 튀는 신선한 디자인 등으로 개조한 뒤 수수료를 받는 식의 활동도 점차 늘리고 있다.

우주 직원들은 총 10명인데 모두 20·30대 초반이다. 출근 시간은 주당 35시간이며, 그 시간만 채우면 출퇴근 시간이 따로 정해져 있지 않다. 하지만 대개는 오전 10시에 출근해 오후 7시에 퇴근하며,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근무한다. 우주의 직원들은 입주자들이 공동생활에서 오는 불편함을 시스템적으로 최소화할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그 부분이 우주가 성장하는 데 핵심적인 부분이라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직원들이 입주자들의 불편사항 등을 모두 기록해서 해결책을 매뉴얼로 만드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주가 주목을 받는 것은 김정현(29) 대표 효과도 크다. 김 대표는 지난 3월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창립자인 클라우스 슈바프가 설립한 다보스포럼의 자매기구이기도 한 ‘사회적기업가정신을 위한 슈바프재단(Schwab Foundation for Social Entrepreneurship)’이 선정한 33명의 올해의 사회적기업가 중 한국인으로 유일하게 선정된 인물로 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고서정 기자 himsg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