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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15년 08월 11일(火)
역사의 비극 극대화 vs 미스터리 팩션 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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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가 더 관객의 가슴을 깊게 두드릴까. 뮤지컬 ‘명성황후’의 김소현(왼쪽)과 29일 개막하는 ‘잃어버린 얼굴 1895’의 차지연(오른쪽). 에이콤인터내셔날·서울예술단 제공
광복 70주년 공연… ‘명성황후 對 명성황후’

광복 70주년과 한·일국교정상화 50주년을 맞이하는 올해에는 유난히 ‘역사’를 기억하는 무대가 많다. 특히, 이 ‘여인’을 다룬 이야기가 두 편이나 된다. 바로 명성황후(明成皇后·1851~1895)다.

에이콤인터내셔날의 대표 창작 뮤지컬 ‘명성황후’(연출 윤호진)는 현재 20주년 기념 공연 중이며, 이달 29일에는 서울예술단의 창작 가무극(歌舞劇) ‘잃어버린 얼굴 1895’(연출 이지나)가 개막한다. ‘명성황후’가 을미사변이라는 역사적 사실을 충실하게 전달하는 반면, ‘잃어버린 얼굴 1895’는 가상인물 등 허구를 가미한 팩션(사실(fact)과 허구이야기(fiction)의 합성어) 형식을 취하고 있다. 전체적인 색(色)도 다르다. 전자는 화려한 궁중의상을 펼쳐 보이지만, 후자는 흑백이 조화를 이룬 무채색에 가깝다. 공통점은 무대가 지닌 역사적인 의의와, 국내 뮤지컬 수준을 진일보시켰다는 평이다. ‘명성황후 vs 명성황후’다.

◇국내 최초로 英·美 진출…국민 뮤지컬 ‘명성황후’ = 이문열의 소설 ‘여우사냥’을 원작으로 하는 ‘명성황후’는 시해 100주기(1995년)를 기해 탄생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대형 창작 뮤지컬 중 하나. 어느덧 뮤지컬은 스무 살이 넘었고, 이와 함께 을미사변이 발생한 지도 올해로 120년이 됐다. ‘국민 뮤지컬’이라는 수식어답게 기록도 굉장하다. 국내 뮤지컬 최초로 뮤지컬의 본고장인 영국 웨스트엔드와 미국 브로드웨이에도 진출했다. 국내 최초로 1000회 공연, 150만 관객을 달성했으며, 지금까지 약 162만 명이 관람했다.

지난 7월 28일 개막한 ‘명성황후’는 보다 새로워진 모습으로 관객을 만났다. 특히, 무대의 변화가 도드라졌다. 지루할 틈 없이 돌아가는 턴테이블(원형 회전무대)의 속도는 더욱 빨라졌고, 관객석 방향으로 경사진 무대가 극적인 효과를 높였다. 이 기울어진 무대는 어느 자리에 앉아도 시야가 방해되지 않는다는 장점도 있다.

20주년 공연의 새로운 명성황후로 발탁된 김소현과 신영숙은 일반적인 뮤지컬보다는 오페라에 가까운 넘버(삽입곡)들을 흠잡을 데 없이 소화했다. 특히, 하이라이트로 꼽히는 마지막 장면에서 부르는 ‘백성이여 일어나라’에서 쏟아내는 에너지에는 전율이 느껴진다. 최근 뮤지컬 트렌드인 ‘재미’ 측면에서는 약간 떨어지지만, 화려하고 웅장한 무대와 역사적인 내용 등을 볼 때, 아직 이를 대신할 ‘국민 뮤지컬’은 찾기 힘들다. 김소현, 신영숙, 김준현, 박송권, 테이 등 출연. 9월 10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1544-1555

◇명성황후를 바라보는 또 다른 시선…‘잃어버린 얼굴 1895’ = 또 다른 명성황후 소재 작품은 2년 만에 재공연하는 서울예술단의 창작 가무극 ‘잃어버린 얼굴 1895’이다. 2013년 초연에 이어 이번에도 폭발적인 성량을 자랑하는 차지연이 명성황후 역을 맡았다. 당시 99.6%라는 객석점유율을 기록한 이 작품은 허구가 가미된 이야기로, 요즘 인기가 높은 ‘사극 팩션’의 흐름을 타고 있다. 이번 공연은 기존 드라마는 유지하고 음악과 안무를 강화해 한층 완성도를 높였다.

이 가무극은 명성황후의 사진이 한 장도 남아있지 않다는 것에 착안해, 기존의 역사관과 다른 시선에서 명성황후의 삶과 죽음에 대한 진실에 한 발짝 더 다가간다. 민비와 황후라는 이미지에 가려져 자신의 본질을 잃어버린 명성황후를 보여줌으로써 ‘정체성 찾기’라는 보편적인 메시지를 전달한다.

고종과 흥선대원군, 김옥균 외에 이야기를 끌어가는 화자로 사진사 ‘휘’가 등장하는 것도 특이점. 미스터리 형식으로 극적인 재미를 높였다. 차지연, 조풍래, 박영수, 금승훈 등 출연. 8월 29일~9월 10일, 예술의 전당 CJ토월극장, 02-580-1300

박동미 기자 pd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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