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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게재 일자 : 2015년 08월 13일(木)
3D프린터 활용 하루만에 시제품… 시간·비용 ‘20분의 1’로
<5> 현대차 - 광주혁신센터 페이스북트위터카카오톡밴드
▲  지난 6일 광주 북구 오룡동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김정남(왼쪽 두 번째) 쏠락 대표가 본인이 개발한 밸브 및 피팅 풀림 방지장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광주 = 김낙중 기자 sanjoong@
가스 누출 방지 밸브 만드는 ‘쏠락’
입주 석달만에 1억6000만원 매출

현대차 3D 설명서 앱 개발 ‘맥스트’
市·투자자 1775억 펀드 조성 지원


지난 6일 광주 북구 오룡동 광주과학기술원 내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광주센터) 인큐베이팅 존. 치열한 경쟁 끝에 선발된 10개 창업기업이 둥지를 튼 곳이다.

유해가스 밸브 풀림 방지 장치 개발업체 ‘쏠락’이 자리 잡은 106호 사무실에 들어서자 김정남(44) 대표가 유일한 직원인 양동엽(38) 씨와 함께 바로 옆 테스트 베드존에서 3차원(D) 프린터로 뽑은 시제품을 꼼꼼히 들여다보고 있었다.

김 대표가 개발한 밸브 및 피팅 풀림 방지장치는 기존 제품과 달리 투명 케이스를 채택해 배관을 연결해주는 부위의 풀림 여부를 쉽게 확인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검사지를 내장해 누출 가스 종류도 곧바로 알 수 있도록 한 제품이다. 2012년 창업을 준비하다 경북 구미에서 발생한 불산 누출사고 등 잇따른 유독가스 누출사고 뉴스를 접하고 ‘어떻게 하면 사고를 미리 방지할 수 있을까’ 고민한 끝에 기존 제품의 문제점을 개선한 밸브 풀림 방지장치 아이디어를 고안해 냈다.

하지만 1인 창업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아이디어를 낸 뒤 첫 시제품이 나오는 데만 6개월이 걸렸다. 이후에도 제품 개선을 위해 수시로 시제품을 만들어야 하는데 제작 전문업체에 의뢰하면 제작기간이 짧으면 4~5일에서 1주일 이상 걸리는 데다 비용도 회당 150만~200만 원가량 들었다.많은 시간과 비용으로 사업 진행이 한계에 부닥쳤을 때쯤 방송을 통해 광주센터가 문을 연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벤처창업 보육지원사업 공모를 보자마자 ‘이거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2개월간 특허증을 비롯한 각종 서류 등을 준비한 끝에 지난 4월 김 대표는 센터에 입주할 수 있었다.

입주 후 김 대표의 고민은 눈 녹듯이 사라졌다. 3D 프린터를 갖춘 테스트 베드존에서 짧게는 당일, 길어야 하루 내에 무료로 시제품을 만들어주는 탓에 신제품 개발에 들던 시간과 비용이 20분의 1로 줄었다. 현대자동차 연구소의 기술 멘토를 비롯해 금융, 특허, 법률 자문도 센터 내에서 언제든 받을 수 있어 창업 초반에 흔히 겪는 어려움도 쉽게 해결할 수 있었다.

광주센터 입주 이후 법인으로 전환한 김 대표는 그동안 갈고닦은 실력을 바탕으로 삼성전자 반도체 라인 일부에 시범적으로 제품을 납품해 1억6000만 원의 매출을 올렸고, 지난 7월 난생 처음 직원까지 채용할 수 있게 됐다. 현재는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 추가 납품을 추진하고 있으며, 센터 입주 이후 맺은 인연 덕에 현대차 마북연구소와 손잡고 수소연료전지차에서 수소 등이 새는 것을 방지하는 제품에 대해 공동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김 대표는 “광주센터에 입주한 덕에 마흔이 넘은 늦은 나이에도 세계적 산업용 안전부품 회사를 만들겠다는 꿈을 조금씩 현실화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같은 시간 쏠락 사무실 옆에 있는 3D증강 현실 관련 업체인 ‘맥스트’ 사무실. 권택일 수석연구원이 8월 중 북미시장에 출시 예정인 현대차 ‘쏘나타’의 3D 자동차 설명서 애플리케이션 마무리 작업에 한창이었다. 스마트폰으로 앱을 작동시킨 뒤 자동차의 각종 장치에 갖다 대면 3D 영상으로 사용방법 등을 알려주는 앱이다. 권 수석연구원은 “북미시장은 물론 앞으로 중국, 유럽 등 전 세계 시장에서 판매되는 현대차 전 차종에 3D 설명서 앱이 함께 제공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이 지원하는 광주센터는 광주과기원에 자리 잡은 1센터와 광주 도심에 위치한 2센터로 나눠 각각 산업 연관 효과가 큰 자동차 연관 분야 창업 생태계 조성 및 수소연료전지차 연관 산업 육성, 서민주도형 창조경제 모델 제시 등에 초점을 맞춘 것이 특징이다.

이를 위해 정부와 광주시, 현대차그룹, 기타 재무적 투자자(FI) 등이 1775억 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해 자동차 연관 분야 창업 지원에 525억 원, 수소연료전지 분야 창업 및 생태계 조성에 150억 원을 지원한다.

광주센터는 설립된 지 채 7개월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쏠락과 맥스트 등 입주 창업기업들이 자리를 잡는 등 가시적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다. 수소 경제 생태계 조성 역시 광주 광산구 진곡산업단지에 국내 최초로 수소 생산과 충전, 분산 발전이 가능한 융합스테이션 구축 작업에 착수하는 등 차질 없이 진행 중이다.

하지만 광주 인근에 자동차부품 업체가 200여 개에 불과하고 현대차그룹의 남양 및 마북연구소 등과 지리적 거리가 멀어 지속적인 관심과 기술 지원 등이 이뤄져야 관련 창업 생태계 조성이 가능하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서용득 광주센터 부센터장은 “광주 지역에서 창업을 꿈꾸는 예비 창업자나 신생 벤처기업들에 원스톱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센터의 기본 역할”이라며 “컴퓨터와 휴대전화, 좋은 아이디어 등 3가지만 가져오면 창업에 지장이 없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김남석 기자 namdol@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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