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7인의 열사 서울 서대문형무소 수형기록카드에서 밝혀진 의열단 창립 초기 멤버들의 단체 사진. 오른쪽부터 김원봉·곽재기·강세우·김기득·이성우. 앉은 사람은 정이소이며, 오른쪽 하단은 일제 경찰이 따로 붙여 놓은 김익상 사진. 국사편찬위원회 DB
의열단 창립초 사진 확인
1920년 3월쯤 촬영 추정
단원 인상착의 파악위해
日帝 경찰이 보관했을듯
김원봉 · 곽재기 함께 찍혀
역사적 의미있는 희귀 사진
항일 무력 독립운동단체인 의열단(義烈團) 창립 초기 단원의 모습이 담긴 단체 사진은 조선총독부 등 국내에 있는 주요 일제 시설 폭파를 위해 중국에서 국내로 다량의 폭탄과 권총을 밀반입해 의거를 계획하다 붙잡힌 의열단 부단장 곽재기의 수형기록카드 추적을 통해 밝혀졌다.
1920년 6월 16일 ‘치안유지법 위반’ 혐의로 붙잡힌 곽재기의 수형기록카드 사진란에는 사진이 비어 있는 대신, ‘사진은 정이소를 보라’고 돼 있다. 정이소의 카드를 보면 의열단원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이 부착돼 있다.
박경목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장은 “일제 경찰이 국내 잠입 활동으로 당시 맹위를 떨쳤던 의열단원들의 인상착의를 파악해 사건 발생 시 신속한 검거를 도모하기 위해 보관했던 것으로 추정된다”며 “1921년 조선총독부에 폭탄을 던진 김익상의 사진을 의열단원들의 사진 하단에 별도로 부착해 놓은 것으로 보아 그런 정황을 짐작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 시기 의열단원들은 중국 상하이(上海) 프랑스 조계(租界)에 있는 사격장에서 권총 사격 연습을 했다는 사료를 볼 때 사진을 찍은 장소는 상하이로 추정된다”며 “단장 김원봉은 일제의 눈을 피하기 위해 중국식 복장을 했지만, 나머지 단원들은 깔끔한 양복에 잘 정돈된 머리 모양을 갖춘 것으로 보아 당시 미국 언론인이었던 님 웨일스가 의열단원들에 대해 묘사한 모습과 흡사하다”고 말했다.
이 사진은 그동안 학계에서 알려지지 않은 만큼 앞으로 의열단을 연구하는 데 중요한 사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사진 속에 앉아 있는 모습의 ‘정이소’라는 인물에 대해서는 그동안 연구된 바가 없었다.
한상도(사학) 건국대 교수는 “의열단원들이 해방 후 나이가 들었을 때 찍은 사진은 있지만, 의열단 창립 초기이자 활동이 가장 활발할 때 찍은 사진은 처음 본다”며 “1898년생인 김원봉이 22세 때인 사진을 보니 감격스럽고 떨린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역사학계에서 정이소라는 인물에 대해 연구해 의열단 초기 멤버들을 밝힐 수 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김영범(사회학) 대구대 교수는 “단장 김원봉과 부단장 곽재기가 함께 찍힌 사진이 있다는 것은 역사적으로도 정말 의미 있고 희귀한 자료”라고 밝혔다. 그는 “여러 날짜를 고려했을 때 이 사진은 의열단 창립 초기인 1920년 3월쯤에 찍혔다는 주장에 신빙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박효목 기자 soarup624@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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