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70년, 분단 70년>안중근 묘 흔적도 없고, 母親묘지 사라져… 一家유해 방치

기사 정보
문화일보
입력 2015-08-13 13:39
기자 정보
정충신
정충신
기사 도구
프린트
댓글
폰트
공유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조마리아 여사 유해는 어디에… 한국인의 묘로 확인 또는 추정되는 14기의 묘가 있는 중국 상하이 송경령능원 내 만국공묘. 박은식 선생 등 7명의 유해가 고국으로 봉환됐다. 징안쓰 만국공묘에 있던 안중근 의사 모친 조마리아 여사, 부인 김아려 여사, 동생 안정근 여사 유해는 이장 과정에서 상하이 내 외국인묘 중 어디로 갔는지 알 길이 없다. 정충신 기자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안중근 가족 옛 묘지 모습 안중근 의사 가족들의 유해가 묻혔던 상하이 징안쓰 공동묘지 옛 사진. 문화일보 자료사진


母親 유해 이장할 때 분실
일제에 독살당한 큰아들도
헤이룽장성에 묻혔단 說만

105인사건 10년복역 사촌
지린성 묘 있었지만 못찾아

국가 차원 유해찾기 나서야
충칭 등지 사료 발굴 시급


국내 독립운동 가문으로는 일제강점기 상하이(上海)임시정부 국무령을 지낸 이상룡 선생, 위기에 처한 공동체에 책임을 다한 우당 이회영 선생, 전 재산을 팔아 만주에서 독립운동을 전개한 이시영 선생 집안이 대표적이다. 이시영 선생은 “나라가 망했는데 가문이 무슨 소용이냐”고 했었다.

안중근 의사 집안도 이에 못지않다. 대한제국 독립을 위해 헌신적으로 투쟁한 대표적 가문이다. 독립운동에 헌신한 인사로는 안 의사 형제들 중 친동생인 정근·공근과 사촌 동생 명근·경근, 어머니 조마리아 여사 등 숱하게 많다.

그런데 광복 후 70년이 되도록 안 의사 집안은 조국으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올해에도 안중근 의사의 유해를 찾기 힘들 전망이다. 안 의사 가족의 유해와 혼은 대부분 중국 대륙 등지에 흩어져 안식을 못 한 채 구천을 헤매고 있다. 유해를 분실하거나 중국의 도시개발 와중에 묘지가 사라졌다. ‘안중근뼈대찾기사업회’ 중국지회장인 김월배 중국 다롄외국어대 교수는 13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안 의사 유해 발굴과 안 의사 가족 유해 찾기 사업을 국가 차원에서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1927년 7월 상하이에서 별세한 안 의사 모친 조마리아 여사는 프랑스 조계 안에 있던 외국인묘지 징안쓰(靜安寺) 만국공묘에 묻혔다. 상하이 시내 중심가의 이 묘지는 도시개발로 사라졌다. 1950년 말 상하이시가 외국인 유족들에게 묘소 이장을 공고한 뒤 상하이 교민회가 항일투사들 유골을 화장해 인근 쉬자후이 만국공묘(현 송경령 능원)로 이장하는 과정에서 조 여사 유해를 빠뜨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때 혁명지사 유해 몇 분도 사라졌다. 1949년 2월 27일 사망한 안 의사 부인 김아려 여사와 1949년 3월 17일 병사한 동생 안정근도 조마리아 여사와 같이 징안쓰 만국공묘에 묻혔으나 이장 이후 유해가 어디 있는지 현재 알지 못한다.

김 교수는 “상하이, 특히 만국공묘와 충칭(重慶) 등지에서 거주할 당시 사료 발굴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상하이 징안쓰 만국공묘는 도시개발로 현재 징안쓰 뒤의 일본 구광(九光)백화점으로 사용되고 있다. 상하이 외각 지역에 중국 열사 능원 형태로 분산돼 있을 가능성도 있다. 중국 자료에 따르면 만국공묘는 문화대혁명으로 상당히 파손됐고 푸둥(浦東)공원에 외국인 묘지를 두고 있다. 1976년에 이장해 25개국 640명의 인사가 매장됐다가 이후 현재의 만국공묘로 재이장됐다. 김 교수는 “푸둥공원의 외국인 묘지에서 재이장 당시 소실 여부 확인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막냇동생 안공근은 1939년 충칭에서 갑자기 행방불명됐다. 사촌동생 안명근은 ‘105인사건’ 주모자로 10년 동안 복역했지만 유해가 없다. 김 교수는 “만주 지린(吉林)성 의란현 토룡산진 원가툰 빠후리에 묘소가 있었으나 지금은 지명이 많아 바뀌어 찾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다만 “헤이룽장(黑龍江)성 민족사무위원회를 통해 의란현 조선족 집성촌 마을의 1930년대 상황을 조사하면 유해를 찾을 희망이 남아있다”고 말했다.

1954년 작고한 독립운동가인 여동생 안성녀는 부산의 한 공동묘지에 초라하게 방치돼 있다. 부산 용당동 천주교 묘지 아래 50m에 ‘안누시아 성여지묘’라는 묘지에 안장돼 있다. 맏아들 안분도는 1911년 여름 일제 밀정에 독살당했다. 조선족 집거지였던 헤이룽장성 목릉에 묻혔다고 전해질 뿐, 조국은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 둘째 아들 안준생은 1952년 11월 부산에서 폐결핵으로 병사해 서울 혜화동 천주교 공원묘지에 안장돼 있다. 심장병 전문의인 손자 안웅호는 2013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타계해 유해가 미국에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안공근의 아들 안우생은 북한의 혁명열사능원 묘지에 있다. 1959년 중풍으로 별세한 안공근의 아들 안현생은 서울 수유리 아카데미 하우스에 묘지가 있다.

상하이=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
주요뉴스
기사 댓글

댓글 영역은 접힘 상태로 기본 제공되며, ON/OFF 버튼을 통해 댓글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AD
AD
AD

ADVERTISEMENT

서비스 준비중 입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