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저소득층 주거급여’ 지급, 지역 상황별 조사로 맞춤형 서비스 구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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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20일 새로운 주거급여가 처음으로 지급됐다. 주거급여제도란 저소득층에 대해 정부가 주거비를 지원하는 것을 말한다. 새로운 주거급여는 대상자가 확대되고, 개별 가구의 소득과 실제 임대료 등을 고려해 지급하기 때문에 저소득층의 주거비 부담을 완화할 것으로 기대한다.

주거급여 대상자가 확대된 만큼 현장에서는 적극적인 홍보와 대상자 발굴도 필요하다. 서울시와 SH공사는 지난 7월 20일부터 5일간, 서울지역 11개 권역에서 주거급여 현장상담을 실시한 바 있다. 또 SH콜센터를 서울권역 주거급여 콜센터로 확대·운영하고 있다. 전국적으로는 정부와 LH(한국토지주택공사)에서 주거급여콜센터를 운영하고 있지만 제도의 안정적인 정착과 주민 홍보를 위해서는 중앙과 지방이 따로 없기 때문이다.

주거급여의 효과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주거급여 제도는 당장 주거비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당해 지역에 양질의 주택이 증가하지 않으면 주거급여를 통한 주거수준의 향상은 기대하기 어렵다. 자칫 지역의 임대료만 인상시키는 문제를 낳을 수도 있다.

따라서 주거급여가 장기적으로 좋은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다양한 주거복지 프로그램이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지역에 필요한 맞춤형 임대주택의 지속적인 공급, 노후주택의 적절한 개량, 주거욕구 조사, 주거이동이나 유지 지원, 주거상담 등과 주거급여가 묶여야 한다는 것이다.

주거급여 조사도 중요하다. 이 조사를 통해서 개별 가구의 거주 상황과 욕구를 파악할 수 있고, 그것은 맞춤형 주거복지 서비스를 자원 낭비를 최소화하면서 제공할 수 있는 토대이기 때문이다.

현재 주거급여 조사업무는 LH에서 일괄 추진하고 있다. 제도시행 초기 통일적인 추진을 위해 어쩔 수 없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각 가구의 상황을 고려하고 지역 자원도 잘 활용할 수 있는 주거복지 서비스를 구현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지역 현황에 익숙한 지방의 역량을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따라서 중앙은 지방기관이 주거급여 조사업무에 참여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길을 열어줘야 한다. 조사업무가 이양되더라도 중앙정부나 LH에서는 여전히 제도 개선, 시스템 관리 등 총괄자로서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중앙과 지방이 기획과 총괄, 집행과 관리의 역할을 적절히 수행하면서 협력해야 한다. 지역별 여건이 다른 점을 고려하면 여건이 갖추어진 지역부터 시범적으로 운영해 볼 필요도 있다. 서울은 그럴 여건이 갖추어져 있고 다른 지방에 표준이 될 수 있다.

SH공사는 지난해 변창흠 사장 취임 후 많은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맞춤형 주거복지서비스 체계 구축은 핵심적인 사업이다. 이를 위해 서울을 4개 권역으로 구분해 주거복지사업단을 두고, 그 아래에 11개 주거복지센터를 설치했다. 맞춤형 서비스를 실현하기 위한 지역 거점들이다. 이를 토대로 맞춤형 공동체주택, 노후주택 개량, 전문적인 주거상담, 주거급여와 서울형 주택바우처 등 다양한 주거서비스를 지역과 개별 가구의 상황에 맞게 제공하고자 한다. 주거급여 조사업무는 이런, 지방에서 시작되는 주거복지 서비스 혁신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서종균 SH공사 주거복지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