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권으로 환자 유인한 의사 ‘면허 정지’

병원 블로그에 상품권을 선물로 준다는 광고를 올려 환자를 유인한 의사에게 면허 자격정지는 적법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부장판사 이승한)는 치과의사 A씨가 보건복지부 장관을 상대로 제기한 의사면허 자격정지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30일 밝혔다.

재판부는 “블로그에 올린 글은 소정의 선물을 제공하겠다는 의료광고로 의료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금품 제공을 포함하고 있다”며 “광고를 게시한 것은 환자를 유인하는 행위로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어 “원장인 A씨의 허락 없이 직원의 독자적인 결정으로 광고가 게시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A씨가 직접 가담했거나 사주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의료법 위반은 국민의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쳐 엄격히 규제해야 한다”며 “경품으로 환자를 유인함으로써 의료기관 간 과도한 경쟁을 불러 의료시장의 질서를 해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보건복지부는 A씨에게 내려진 기소유예를 고려해 자격정지 기간을 2분의1로 감경, 1개월 정지 처분을 했다”며 “지나치게 가혹하거나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2013년 경기도에 치과의원을 개원하고 병원 블로그에 ‘7세 이하 진료시 어린이칫솔세트 증정’, ‘5만원 이상 진료시 마트 상품권 증정’, ‘인터넷에 소개글 등록 시 추첨해 경품 증정’ 등의 광고글을 올렸다.

검찰은 A씨가 이같은 광고로 환자를 유인했다며 의료법 위반 혐의로 같은해 6월 기소유예를 처분했다. 이에 따라 보건복지부는 지난 3월 A씨에게 1개월간의 의사면허 자격정지 처분을 내렸다.

A씨는 “광고에서 내건 상품권 등을 실제 제공한 적이 없고 며칠만에 글을 자진 삭제했다”며 “광고 게시가 환자를 유인한 것이라 해도 의료인으로서 가담하거나 사주한 바가 없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