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잠하던 ‘야권 재편’ 재시동

김한길 “더 큰 변화 필요”
안철수 좌담회서 축사
박원순·박영선도 참석

천정배 추석 전 창당 분주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던 야권 재편 움직임이 9월에 접어들면서 재개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천정배 무소속 의원이 9월 중으로 신당 창당과 관련해 본격적인 행보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고, 새정치민주연합 비주류 핵심 인사인 김한길 의원은 1일 안철수 새정치연합 의원이 개최한 좌담회에서 “변화와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한다”고 밝혔다. 1일 야권에 따르면 천 의원은 추석 전에 창당 선언을 할 것으로 전해졌다. 천 의원 측 관계자는 “이르면 다음 주 창당 선언을 목표로 관련 작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추석 전 20∼30명가량의 신인으로만 창당 선언을 하려고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국정감사 일정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어 시기가 다소 유동적이기는 하지만 추석 때 신당론을 띄우기 위해서는 추석 전이 더 유리하다는 판단이 우세하다는 것이다.

새정치연합 한 의원 역시 “이미 몇 사람을 확보해 추석 전에 신당 창당 선언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야권에서는 새정치연합 소속인 기초단체장 몇 사람도 천 의원 측에 합류해 내년 총선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는 얘기가 돌고 있다.

이런 흐름에 발을 맞추듯 김한길 의원은 이날 안철수 의원이 개최한 ‘공정성장론’ 조찬 좌담회 축사에서 “더 큰 변화, 더 큰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 당이 맞닿고 있는 현실이 매우 엄중하다”며 “(4·29) 재·보궐선거 패배 이후 당 지도부와 혁신위원회가 많은 애를 쓰기는 했습니다만 그 성과가 국민들의 희망을 자아내는 데는 성공하고 있지 못하다”고 발언 배경을 설명했다.

안 의원은 문재인 대표의 소득주도성장론에 각을 세웠다. 그는 “청년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박근혜정부는 4대 개혁, 야당은 소득주도성장을 내놓았는데 둘 다 부족한 해법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소득주도성장론에 대해 자영업자가 많은데 임금주도성장, 소득주도성장만으로는 자영업자에 대한 대책을 세우기 어렵다”며 “수출 비중이 내수보다 큰데 거기에 대한 대책이 없는 점도 약점”이라고 비판했다. 좌담회에는 박원순 서울시장, 박영선 새정치연합 의원, 장하성(경영학) 고려대 교수가 참석했다.

조성진 기자 threeme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