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FA, 17년만에 선거하니 선거방법 잊어버린 것 같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의 ‘불법 선거 개입’ 의혹을 폭로한 정몽준 국제축구연맹(FIFA) 명예부회장은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사실상 17년 만에 선거를 하다 보니 선거 관리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잊은 것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음은 일문일답.

―AFC가 회원국에 보낸 후보 추천서는 언제, 어떻게 발송됐나.

“사진으로 오기도 하고 이메일로도 왔다고 했다. 그래서 ‘미셸 플라티니 후보(유럽축구연맹 회장)는 선거운동을 참 쉽게 하는구나, 다른 데서 다 해주니 부럽다’고 느꼈다. 그렇지만 심각한 부정이다. 독자적인 FIFA 규정의 정신을 정면으로 위배한다.차기 FIFA 회장 선거는 (제프 블라터 현 회장이 처음 당선된 1998년 이후) 17년 만에 하는 본격적인 선거다. (FIFA에) 오래 계신 분들이 선거를 어떻게 하는지 다 잊은 것 같다. ”

―이 양식을 채워 FIFA 사무국에 왜 보내라고 했을까.

“나도 궁금한데, 자신들의 행위가 FIFA의 선거관리위원회 규정에 위배된다는 생각을 못했던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이번 일이 좋은 소식이라고 생각한다. 불법 선거운동을 한 것을 자진 신고한 것이다. FIFA 사무국은 이 때문에 모든 자료를 확보했을 것이다. 바로 수사에 들어가 진상조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미국 법무장관과 스위스 검찰총장이 오는 14일 공동 수사 결과 발표를 할 것이다. FIFA가 최근에 프랑수아 카라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전 사무총장을 FIFA 개혁위원회 위원장으로 위촉을 했다. 축구를 ‘소수민족 여자애들이 학교에서나 하는 운동’이라고 했던 분이 개혁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FIFA 쪽에서 답변이 왔나. 진상조사 요청을 AFC에도 했는가.

“AFC의 경우에는 알리지 않았다. AFC 공식 기구라고 할 수 있는 집행위원회에선 한번도 다른 회원들 의견을 묻지 않았다. 셰이크 살만 빈 에브라힘 알 칼리파 AFC 회장은 일방적인 플라티니 지지 선언을 했던 분이다. ”

―플라티니 회장이 배후에 있다고 확신하나.

“(그가) 모르겠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한번 조사를 해보면 나오지 않겠는가.”

박준우 기자 jwrepubli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