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거듭되는 ‘北 무인기’ 침범…당하고만 있을 건가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가 천명했던 ‘북한 도발에 대한 강력 응징’을 스스로 빈말로 돌리다시피 하고 있다. 합참 등은 “지난달 22일 오전 11시59분쯤 중동부전선 상공을 살피는 레이더에 미확인 물체가 군사분계선을 넘어 남으로 이동하는 궤적이 잡혀 대공경계태세인 ‘고슴도치’를 발령하고 ‘적성선포’를 했다”고 뒤늦게 2일 밝혔다. 남북 고위급 접촉이 진행되던 23일과 24일에도 동일한 침범이 있었고, 그 비행체 또한 비무장지대(DMZ) 남측 지역 상공에 1~2분 머물다 넘어갔지만, 응징은 없었다고 한다.

군 당국도 “새떼와는 분명히 달랐다. 한국 군의 동향 파악을 위한 북한 무인기(無人機)로 추정된다”고 한 만큼, 당연히 강력한 대응 조치가 있어야 했다. 격추 명령에 해당하는 적성선포까지 내렸던 것도 그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도 ‘북한 무인기’를 무사 귀환시킨 이유에 대해 “기상 상황이 좋지 않았고, 지대공 발칸포 사거리를 벗어난 고도에서 날았으며, 정전협정에 따라 DMZ에서의 사격이 제한된다”고 둘러댄 것은 앞뒤부터 맞지 않는 변명으로 들릴 수밖에 없다. 쾌청한 날, 그것도 격추시키기 적당한 고도에서 침범하지 않는 한 어쩔 수 없다는 식이기 때문이다. 무인기 침범도 명백한 정전협정 위반이라는 사실까지 모른 체하는 행태이기도 하다.

국방부와 합참은 지난해에도 북한 무인기들이 청와대 상공까지 내려와 다수의 사진을 촬영하고 되돌아가다가 백령도와 파주 지역에 각각 추락한 뒤에야 확인했었다. 무인기 침범이 거듭되는데도 물러터진 대응으로 일관하며 당하기만 해서는 북한 도발을 막을 수 없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과 최윤희 합참의장부터 ‘북한 도발에 상응하는 혹독한 대가’가 무인기 침범에도 예외가 아니라는 사실을 행동으로 보여줘야 하는 것이 책무라는 사실부터 분명하게 인식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