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확산되는 인터넷 매체 폐해와 포털의 責任

인터넷에 만연한 ‘사이비(似而非) 언론’ 폐해를 막기 위해 포털의 법적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는 여론이 입법 청원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광고총연합회·한국광고주협회·한국광고산업협회·한국광고학회 등은 3일 “무분별하게 난립한 인터넷 언론의 폐해가 범사회적으로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며 ‘포털의 뉴스 유통 서비스 개선을 위한 법률 제정 청원서’를 국회와 문화체육관광부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들이 청원서에서 지적한 대로 인터넷 매체의 기사 중에는 ‘보도’라기보다 ‘패악(悖惡)’인 경우까지 적지 않다. 악의적인 기사를 재탕·삼탕하면서 협찬·광고 등을 요구하는 행태도 일상화하다시피 했다. 지난 7월 1일 발표된 ‘2015 유사언론 행위 피해 실태조사 결과’는 이를 수치로 확인시켜준다. 대기업 100개 중 87개가 ‘유사(類似)언론 행위로 인한 피해’를 봤다고 응답했다. 피해를 준 형태(복수 응답)는 ‘왜곡된 부정 기사 반복 게재’(87.4%), ‘경영진 이름 및 사진의 인신공격성 노출’(79.3), ‘사실과 다른 부정적 이슈와 엮기’(73.6%) 등이었다. 인터넷 매체의 행패가 이토록 심각해진 주요 이유를 ‘포털과 유사언론 간의 기사 제휴’라고 지목한 비율이 59.%에 이르렀다.

물론, 1인 매체를 포함해 크고작은 인터넷 매체의 건전한 활동은 보장해야 한다. 하지만 사회악(惡)으로 변질된 매체와 그 확산을 방관할 순 없다. 대형 포털들은 지난 5월 기존 제휴 언론사 계약 해지 여부의 판단 등을 위한 ‘공개형 뉴스 제휴 평가위원회’를 설립하겠다고 했지만, 그것만으로 ‘유사 언론의 숙주(宿主)’를 제대로 탈피할 것으로 기대하긴 어렵다. 정치권이 입법 청원을 가볍게 여겨선 안 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