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hat >‘누적액 2800억’ 발전기금은? 영화 다양성·기술 지원… 영진위 “관객 위해 쓸것”

영화 관람료 8000원 중 3%인 240원은 영화발전기금으로 공제된다. 이 돈은 영화진흥위원회 사업비와 조직 운영비로 쓰이고, 나머지는 영진위에서 유지 관리한다. 지난 2007년 신설된 영화발전기금은 저예산·예술·다양성 영화 제작과 농어촌 지역의 영화상영 인프라 지원, 영화 인력 양성 및 첨단영화 기술 지원 등 영화산업 발전을 위해 쓰이는 기금으로, 징수 연한은 2021년까지다.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영비법)상 이 기금의 징수 시한이 지난해 연말 종료될 예정이었으나 국회에서 영비법을 예산부수법안으로 지정하며 기한이 연장됐다.

9일 영진위에 따르면 이 기금 징수액은 2012년 375억 원, 2013년 454억 원, 2014년 475억 원으로 최근 3년간 꾸준히 증가했다. 올해도 ‘1000만 돌파’ 영화 3편이 나오는 등 지난해에 비해 총 관객 수가 줄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며 3D, 4DX 등 관람료가 비싼 특별관 관객이 늘어 지난해보다 더 많은 액수가 걷힐 것으로 전망된다. 영진위는 매년 사업비와 조직 운영비 등을 기획재정부에 신청해 심의를 거친 후 국회에서 승인을 받아 사용한다. 현재 기금 누적액은 2800억 원이다.

하지만 영화계에서는 이 기금을 관객의 영화 관람을 직접 지원하는 쪽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영화평론가협회가 지난 6월 29일 연 ‘한국 영화·영상문화 환경 개선을 위한 정책 포럼’에서 발제를 맡은 양영철 경성대 교수는 “입장권 부과금은 납부 의무자인 관객에게 직접적으로 쓰고 간접적이더라도 미래가 아닌 현재 관객에게 효용이 돌아가는 쪽으로 지출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영진위는 이 기금을 관객을 위한 사업에 쓰는 계획을 내놨다. 영진위는 전국 곳곳을 돌아다니며 영상 제작, 편집 등 교육과 함께 한국 영화를 홍보해 잠재 관객 발굴과 국민 영화영상문화 향유에 기여할 수 있는 사업을 구상 중이다. 또 지역 독립영화문화 확산을 위한 독립영화전용관 사업 확대도 추진하고 있다.

김구철 기자 kc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