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계 60년 난제 풀었으니, 수년내 ‘필즈賞(수학분야 노벨상)’도 나올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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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회 ‘경암학술상’ 자연과학 부문 수상 강현배 인하대 교수

“새로운 것에 대한 지적 호기심을 가지고 꾸준히 문제점을 풀기 위해 노력해 온 것이 좋은 결과를 가져온 듯 합니다.”

제11회 경암학술상 ‘자연과학 분야’ 수상자로 확정된 강현배(55·사진) 인하대 수학과 석좌교수는 15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자신이 수학계에서 60여 년간 풀리지 않았던 난제 중의 하나였던 ‘폴야-세고’ 예측 등을 풀어낸 공로로 수상자로 선정된 소감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역문제(Inverse Problem)와 이미징(Imaging)’ 분야 등 응용수학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인 강 교수는 자신의 업적에 대해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이는 수학의 ‘폴야-세고’와 물리학의 ‘에슐비’ 등 2개의 예측이 동치(같은 의미)이며 그 예측들이 참이라는 것을 증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폴야-세고 예측은 1951년 미국 스탠퍼드대의 폴야와 세고 교수가 제시한 것으로 이후 많은 수학자들이 증명하려고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강 교수는 그러나 미국 유타대 그램 밀턴 교수와의 대화 등을 통해 폴야-세고 예측과 에슐비 예측이 같은 의미라는 생각을 했고, 이후 연구 끝에 두 예측이 같으며, 참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강 교수는 그러나 자신의 업적을 훨씬 뛰어넘을 연구 결과들이 국내에서 속속 나올 것으로 예측했다. 그는 “국내 수학 수준도 세계 10위에 오른데다 국내에서 배출된 30∼40대 수학자들이 많다”며 “앞으로는 수년 내 국내에서도 수학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필즈상 수상자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중·고등학교 수학 과정을 쉽게 개편해야 한다는 주장이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답답한 심정이 든다는 강 교수. 그는 “수학을 쉽게 가르치는 방법을 개발할 수는 있어도 수학 자체를 쉽게 만들 수는 없다”며 “앞으로 당분간은 세계적으로 새로운 분야인 스펙트럼 분야의 연구에 매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 교수는 이번 수상자 선정에 앞서 ‘폴야-세고’ 예측 연구 등의 공로로 한국과학상, 인촌상 등을 수상한 바 있으며 국제학술지에 100편 이상의 논문을 게재했다.

한편 경암학술상의 올해 수상자는 강 교수 외에 인문 분야 김우창 고려대 명예교수(사회와 인간 전반을 성찰한 대표적 지성), 생명과학 분야 백성희 서울대 교수(암전이 억제유전자 연구 네이처지 등 게재), 공학 분야 최만수 서울대 교수(나노 공학과 기계공학 접목 세계적 권위자) 등이며 오는 11월 6일 시상식이 열릴 예정이다.

이 상은 국내 최고 권위의 학술상으로 송금조(92) 태양사 회장이 지난 2005년 전 재산인 1500억 원을 출연해 만든 경암교육문화재단에서 주는 것으로 1인당 상금은 2억 원씩이다.

인천=이상원 기자 ysw@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