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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북팀장의 북레터 게재 일자 : 2015년 09월 18일(金)
삶이 커브를 던질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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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에 엄지손가락을 든 ‘좋아요’ 버튼과 함께 다른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대안 버튼’이 곧 등장한다는 소식에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는 지난 15일 “삶의 모든 순간이 좋을 수는 없고, 난민 문제나 가족이 세상을 떠났다는 슬픈 소식에 ‘좋아요’를 누르는 것 역시 마음이 편하지 않을 것”이라며 “더 많은 감정의 선택권을 줄 수 있게 곧 테스트에 들어가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동안 많은 이용자들이 ‘싫어요’ 버튼을 요구했지만 저커버그는 “자신이 올린 게시물에 누군가 ‘싫어요’를 누르는 것을 원치 않을 것”이라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여왔습니다. 하지만 선의와 호의만 넘쳐나는 공감의 ‘좋아요 월드’에 대한 비판도 많았습니다. 철학자 한병철은 현대사회를 낯설고 불편한 것을 제거한 ‘긍정사회’, 자신을 외부 시선에 노출하는 ‘전시사회’, 가능성과 상상력을 위축시키는 ‘명백사회’라며 대표적 사례로 ‘싫어요’ 버튼이 없는 페이스북을 들고, ‘좋아요’를 디지털 아멘에 비유하기도 했습니다.

벌써 ‘싫어요’ 버튼이 가져올 부정적 결과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지만 저커버그의 말처럼 삶의 모든 순간이 좋을 수만은 없습니다. 좋아요 ,싫어요 만으로 답할 수 없는 순간들은 더 많습니다. 이는 사람들이 삶 속에서 끊임없이 확인하는 진리이기에 더 보태서 이야기할 필요는 없지만 삶이 매우 복잡하고 까다로운 질문을 던질 땐 누군가의 충고가 필요합니다. 미국 철학자 알렉산더 조지 애머스트대 철학과 교수의 ‘살면서 한번은 묻게 되는 질문들’(흐름출판)은 이럴 때 도움이 되는 책입니다. 저자의 말을 옮겨보자면 삶이 옳고 그름이 분명한 직구가 아니라 복잡하고 특이한 커브를 던질 때입니다.

저자는 2005년, 일반인들이 삶의 거의 모든 주제에 대해 질문하고 철학자로 구성된 전문 패널이 답해주는 웹사이트(AskPhilosophers.or.org)를 열었습니다. ‘살면서 한번은 묻게 되는 질문들’은 이 웹사이트에서 오고 간 질문과 대답 중 ‘인생의 커브’들을 묶었습니다. 사람들이 흔히 빠지는 도덕적 수렁, 혼란스러운 도덕적 딜레마에 대한 질문과 대답이 담겨 있습니다. 예를 들어 환경을 오염시키는 직업을 가졌다면 일을 그만두어야 하나요, 전쟁은 반대하고 군대는 지지하는 게 가능할까요, 다른 사람의 자살이 이해되고 공감된다면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는 걸까요, 들키지 않고 바람을 피운다면 괜찮지 않을까요, 나의 이익을 위해 상대의 약점을 이용하는 것이 비윤리적인가요 같은 것들입니다. 철학자들은 하나의 질문 안에 엉켜있는 여러 도덕적 문제들을 드러내 답을 줍니다. 조지 교수는 이것이 정답이 아니고, 그냥 답이라는 점을 강조합니다. 결국 모든 답은 자신이 선택하는 자기결정이니까요.

최현미 기자 ch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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