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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15년 09월 18일(金)
질소로 만든 비료와 독가스…‘두 얼굴의 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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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의 연금술 / 토머스 헤이거 지음, 홍경탁 옮김 / 반니

“이 책은 두 과학자에 대한 이야기다. 이 둘은 공기로 빵을 만드는 방법을 발명했고, 자그마한 도시 크기의 공장을 지었으며 엄청난 부를 쌓았다. 그리고 그 발명으로 수백만 명을 죽음으로 이끌기도 했고, 수십억 명의 목숨을 구하기도 했다. 두 사람이 한 일은 역사상 가장 중요한 발견이었다. 간단히 말하자면 이들의 발견 덕분에 전 세계 인구의 절반에 가까운 사람들이 생명을 이어가고 있다.”

교양과학 저술가인 토머스 헤이거는 책의 서문을 이렇게 시작한다. 인류의 생명을 구했지만 수백만 명을 죽음으로 몰고 간 두 과학자는 프리츠 하버(1868∼1934)와 카를 보슈(1874∼1940). 책은 공기 중의 질소를 암모니아로 변환해 비료를 만드는, 역사상 가장 중요한 발견을 이뤄낸 두 과학자 하버와 보슈 이야기이다.

세계의 식량 공급이 인구 증가를 따라가지 못해 대기근이 발생하리라 예측되던 시대, 독일 염료 화학회사인 바스프는 회사를 이끌어갈 새로운 사업을 모색하며 중 화학 질소 비료 시장에 뛰어든다. 바스프는 공기 중 질소를 수소와 반응시켜 암모니아로 변화하는 연구에 몰두하고 있던 하버를 스카우트하고, 이 질소 비료 프로젝트에 회사의 주목받는 새내기 화학자 보슈를 투입한다. 이들은 바스프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암모니아 대량 생산에 성공해 하버-보슈 공정을 완성하고 질소 비료 만드는 법을 발견한다. 인류를 구원하게 되었다는 기쁨도 잠시, 두 차례의 세계 대전 속에서 질소는 독가스와 폭탄 제조에 사용된다. 이에 하버는 암모니아 합성법으로 노벨 화학상을 받지만, 동시에 독가스 전의 전범으로 낙인 찍히면서 명예와 비난을 동시에 안게 된다. 게다가 그는 베르사유 조약에 따라 독일에 부과된 엄청난 전쟁 배상금을 벌기 위해 바닷물에서 금을 추출하는 실험을 하기도 했지만, 그의 헌신에도 불구하고 히틀러가 정권을 잡으면서 유대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버림을 받는다. 평생을 질소 연구에 바친 보슈 역시 히틀러가 정권을 잡은 후 회사를 지키기 위해 나치에 협력해야 했고 말년에는 우울증에 시달렸다. 흔히 과학자 이야기는 그들의 위대한 업적이 부각 되고 인류의 운명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 것을 찬양하지만, 이 책은 과학적 이타심이 정치, 권력, 돈, 개인적 욕망과 맞닥뜨려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드라마틱하게 보여준다.

최현미 기자 ch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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