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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게재 일자 : 2015년 09월 21일(月)
‘임금·직무 장애인 차별’ 없어… 매년 컴퓨터 수천만원어치 기부
컴퓨터 완제품 공공기관에 납품 ‘레드스톤’ 페이스북트위터카카오톡밴드
지난 18일 경기 고양시 레드스톤 삼송공장에서 A(28·맨 앞) 씨 등 장애인 직원들이 데스크톱 컴퓨터 조립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레드스톤 제공
전체 직원 64명 중 장애인이 26명
동일노동 동일임금…법정근로 준수
중증장애인도 월130만원 받는 수준

“우연히 채용 뒤 일 잘해 계속 증원”
정부서 인건비 지원받은 적은 없어


컴퓨터 완제품을 생산해 전국 공공기관에 납품하는 사회적기업이 있다. 2007년 설립돼 2011년 12월 고용노동부 일자리 창출형 사회적기업으로 인증받은 레드스톤은 전체 직원 64명 중 26명이 장애인이다. 자본금 5억 원으로 시작해 7년 만에 연 매출 124억 원(2014년)을 달성하는 등 기업으로서 눈부신 성장을 이뤘다. 2011년 837대였던 컴퓨터 판매량은 2012년 2665대, 2013년 5530대, 2014년 1만2851대로 크게 늘었다.

자사 브랜드를 단 컴퓨터와 모니터 완제품을 생산하는 1호 사회적기업이자 장애인 표준사업장인 레드스톤은 취약계층에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고, 장애인들의 생활 개선을 위한 시스템 확립에 기업 가치를 두고 있다. 기업으로서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컴퓨터를 생산하는 첨단 산업에서 장애인 일자리가 창출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더욱 크다. 대부분의 장애인 일자리는 단순 가공, 조립, 포장 등에 머물러 저소득인 경우가 많다. 하루 4∼5시간을 일하고 월 40만∼50만 원의 급여를 받는 게 일반적이다. 직장을 다닌다는 자체에 의미를 두고, 월급을 받아서 생계를 꾸리는 일은 불가능에 가깝다. 레드스톤은 법정 근로시간을 준수하면서 재직자 중 가장 열악한 등급의 중증장애인에게도 월 130만 원의 최저임금을 지급한다. 초반에 업무 적응이 끝나면 비장애인과 급여 차이도 두지 않는다. 이른바 ‘동일노동, 동일임금’ 정책을 쓰고 있다.

최근에는 사업 확장과 더불어 직원 수를 크게 늘려야 할 필요성이 커지는 중이다. 레드스톤의 전체 직원은 2012년 20여 명에서 2013년 40여 명, 2014년 55명으로 증가했고, 현재는 64명에 달한다. 2016년에는 직원 규모를 90명까지 늘릴 계획이다. 레드스톤은 직원 수를 늘리는 동시에 장애인 비율을 30% 이상으로 유지하고 있다. 레드스톤이 처음부터 장애인 일자리 창출을 위한 기업이었던 것은 아니다. 박혜영 레드스톤 과장은 “채용공고를 냈는데 지원한 사람이 우연히 장애인이었다”며 “그런데 이 직원이 일을 잘해서 더 많은 장애인을 채용해도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장애인이라고 해서 직무에 큰 차이를 두지도 않는다. 영업직 중에서 다리가 불편한 직원도 있고, 시각장애를 가진 직원이 고객으로부터 수리 서비스를 접수해 모니터에 관련 내용을 입력하기도 한다. 박 과장은 “시각장애인이어도 모니터를 밝게 해주면 업무에 지장이 없을 정도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청각장애인은 생산 공정에 주로 투입된다. 장애에 맞는 직무를 개발하면 비장애인에 뒤처지지 않는 업무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 레드스톤의 인사관리 철학이다.

레드스톤은 취약계층에 일자리 또는 사회적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기업 활동을 통해 얻은 이익은 사회적 목적 실현을 위해 재투자하고 있다. 2011년부터 홀트아동복지회와 지역 자활센터 등에 매년 수천만 원대의 자사 컴퓨터를 기부한다. 매년 500명 이상의 소외계층이 레드스톤의 기부로 정보화 수혜를 입고 있다. 2011년 2000만 원, 2012년 2300여 만 원, 2013년 3400만 원, 2014년 4000만 원 등으로 매년 기부 규모를 늘리는 중이다. 올해 들어서도 2000만 원에 가까운 기부를 실행했다.

이렇듯 기업이 성장하고, 소외계층을 위한 사회적 기여가 가능해지기까지 전 직원의 역량을 십분 이끌어 내는 경영철학이 주요하게 작용했다. 경기 고양시 삼송테크노밸리 내 위치한 제조공장에는 몸이 불편한 직원들이 충분히 휴식을 취하며 일할 수 있도록 다양한 시설이 갖춰져 있다. 북카페, 고급 안마의자, 당구클럽, 컴퓨터 게임존, 음료 바 등이 있고 앞으로 복지시설을 더 확충할 예정이다.

워낙 장애인 직원 비율이 높다 보니 장애인을 채용해 정부·지방자치단체로부터 인건비 등 경영 지원을 받는 것 아니냐는 의심도 받는다. 하지만 레드스톤은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기 전이나 후에도 정부로부터 인건비를 지원받은 적이 없다고 한다. 박 과장은 “지자체 예비 사회적기업으로 인증받으면 신규 채용의 경우 2년 동안 인건비를 지원받을 수 있지만, 지원에 의존하기 시작하면 기업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안 될 것 같았다”며 “장애인표준사업장으로 분류되는 만큼 장애인고용공단에서 약간의 인센티브만 받고, 신규 채용 인건비 지원은 일절 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레드스톤은 앞으로 컴퓨터를 생산하는 정보기술(IT)기업의 정체성과 함께 장애인 일자리 창출이라는 사회적기업으로서의 가치를 더욱 살리기 위해 장애인 채용비율을 전체 직원의 7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방침이다. 일자리 창출을 위해 성장세를 이어가야 하는 만큼 2016년 250억 원의 매출을 달성하겠다는 목표가 있다.

박 과장은 “사회적기업에서 생산하는 컴퓨터를 구매하는 것이 사회 전체의 복지예산 절감으로 이어지는, 사회적기업의 바람직한 롤모델을 구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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