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군, 러서 사들인 독일제 소총 들고 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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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미국제 권총도 사용… 기관총 중대 별도로 편성해”

“3·1운동 직후 가장 가열차게 항일무장투쟁을 전개한 만주지역 독립군들은 주로 러시아 혁명군과 체코군단으로부터 무기를 구입했으며, 이들로부터 구입한 주 무기는 독일제 루거 권총(P-08)과 마우저 소총(98K)이었습니다.”

박환(57·사학·사진) 수원대 교수는 지난 18일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이 주최한 광복 70주년 기념 학술토론회에서 3·1운동이 일어난 직후 1920년대 만주 지역 독립군들이 사용한 무기를 다룬 학계 첫 연구 논문에서 이같이 밝혔다. 박 교수는 “독립군들은 주로 러시아제와 일본제, 독일제, 벨기에제, 미국제 무기를 사용했으며 대부분 러시아 혁명군과 중국 마적 등을 통해 사들인 것”이라고 말했다.

종류별로는 일반 군총의 경우 러시아제 5연발총과 단발총이 대부분이었다. 미국·독일·일본제 30식 또는 38식 보병총도 섞여 있었다. 권총류로는 독일제 루거 권총이 가장 흔했으나 독일제 마우저 권총(M-1898), 벨기에제 브라우닝 권총, 미국제 콜트식 권총, 일본제 남부식 권총 등도 있었다. 독립군은 중무기로는 기관총, 대포, 수류탄 등을 보유했다.

박 교수는 “독립운동단체 중 무장력이 가장 뛰어나고 청산리 대첩을 이끈 대한군정서의 경우 기관총대 중대를 따로 두고 김덕선·최인걸을 제1·2소대장에 임명했다”며 “사관연성소 학도대에 기관총부를 별도로 설치했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러시아 혁명군과 연락할 수 있는 사람이 교섭을 추진해 무기를 구입한 뒤 러시아와 중국 국경 부근에 옮겨놓으면 간도 방면의 독립군 동지 단체가 넘겨받았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1910년대에는 무관학교 등에서도 독립군 병사들이 목총으로 훈련하는 상황이었다”며 “1920년대 독립운동 단체들은 3·1운동 이후 국내외 동포들의 군자금 지원과 더불어 러시아혁명 이후 내전 상황 속에서 무기 구입이 쉬워진 덕분에 가능했다”고 소개했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