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90% 확보” 방사청 허풍에 한국형 전투기 사업 ‘추락 위기’

기술 이전 어려움 알면서 F-35A 도입계약 의혹도

공군에 대한 국회의 국정감사에서는 한국형전투기(KF-X) 사업에 대한 총체적 난기류를 놓고 집중적인 질타가 이뤄졌다. 방위사업청이 미 정부가 이전을 불허한 핵심기술을 국내 기술과 유럽의 기술 도입 등을 통해 개발해나가겠다고 밝혔으나 상황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방사청은 최근 탐색개발 결과 한국형 전투기에 필요한 기술의 약 90%를 확보했다고 판단한다고 밝힌 데 대해서도 “허풍에 불과하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나온다.

방사청은 차기전투기(F-X) 사업 절충교역을 통해 제어 설계, 일부 항공전자 장비 및 무장 통합 등에 관한 구체적인 기술, 자료 및 인력 지원 등 21건의 기술을 F-35A 제작사인 록히드마틴이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실제 록히드마틴의 기술이전이 순조롭게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더구나 미국업체가 절충교역 기술이전을 거부할 경우 페널티를 적용하는 등 마땅한 제재 방안을 갖고 있지 않으며, 실제 적용된 사례도 없기 때문이다. 록히드마틴의 F-35A는 2018년부터 40대가 순차적으로 도입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방사청이 록히드마틴과의 계약 당시부터 4개 핵심 기술 이전이 어렵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으면서 7조3418억 원이 들어가는 F-35A 전투기 도입계약을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정경두 공군참모총장은 22일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4개 (핵심)기술 이전 부분에 대해선 그 당시에도 어려울 것이라 생각하고 계약을 했다”고 토로했다. 공동개발업체로 개발비의 20%(약 2조 원)를 투자하기로 한 인도네시아가 부품 자체 생산 및 조립 등을 통한 기술이전을 요구하면서도 향후 2년간 투자비의 0.1%(약 20억 원)밖에 내놓지 않는 등 적극적 참여 의지가 약하다는 점도 어려움으로 지목된다.

항공업계 등 방위산업 관계자들은 “항공기 선진국들도 개발기간이 25∼30년이 걸리는데 미들급 전투기를 10년 안에 개발하겠다는 일정 자체가 무리한 목표”라며 “수리부품 및 후속 유지비용까지 포함하면 30조 원에 육박하고 개발기간 연장에 따른 생산비 증가가 따를 경우 돈 먹는 하마가 될 수 있는 데다 10년 후 F-16 또는 F-18 슈퍼호닛 정도의 성능을 가진 전투기를 생산해 최대 200대까지 수출하겠다는 시장 전망에도 회의를 갖는 사람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