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문10답 뉴스 깊이보기>現 中1부터 文-理科 벽 허문 ‘창의융합형 수능’ 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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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중학교 1학년생이 치를 오는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부터 ‘통합사회’와 ‘통합과학’ 과목이 신설되는 등의 2015 개정 교육과정이 지난 22일 발표됐다. 새 교육과정의 핵심은 고교 과정에 있는 문과와 이과라는 ‘벽’이 사라지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교육부는 “2018년부터 통합사회·통합과학을 새로 만들어 모든 고교생이 배울 수 있도록 하겠다”며 “국어·영어·수학·한국사는 물론 신설한 통합사회·통합과학 과목을 2021학년도 수능에 반영한다는 게 기본 원칙”이라고 밝혔다. 교육부는 문·이과 칸막이를 제거함으로써, 학생들의 ‘지식 편식’을 막고 창의적 융합 인재를 키우기 위해 모든 고교생에게 통합사회·통합과학을 가르치고 평가하겠다는 것이다. 이번 개정 교육과정에 맞는 수능 개편안은 2017년 확정·발표될 예정이기 때문에, 일선 학교에서 실제로 문·이과반이 사라질지는 2021학년도 수능 과목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의 궁금증을 10문10답으로 알아본다.



1. 개정 교육과정의 기본 방향은

2015 개정 교육과정은 모든 학생이 인문·사회·과학기술에 대한 기초소양을 기르고 인문학적 상상력과 과학기술 창조력을 갖춘 ‘창의융합형 인재’로 성장하도록 교육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것이다. 기초소양 함양을 위해 고등학교에서 ‘공통과목’을 도입하고 특히 통합사회·통합과학 과목을 신설했다. 또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핵심 역량을 기를 수 있는 교육과정을 개발했다. 교과별로 단편적 지식보다 핵심 개념과 원리를 제시하고 학습량을 적정화해 토의·토론수업, 실험·실습활동 등 학생들이 수업에 직접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목표다. 또 과정 중심의 평가가 확대되도록 구성했다. 대학입시 중심으로 운영된 고등학교 문·이과 이분화와 수능 과목 중심의 지식 편식 현상도 개선하려고 노력했다는 것이 교육부의 설명이다.



2. 문·이과 없어지나

현행 교육과정 지침에도 문과, 이과의 이원화된 구분을 하고 있지 않다. 학교에서 교육과정까지의 운영 관습과 수능 등 대입 전형의 필요성 때문에 문·이과의 과정을 구분하고 있다.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문·이과 구분 없이 모든 학생들이 인문·사회·과학기술에 대한 기초소양 및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역량 함양을 위해 ‘공통과목’을 이수하도록 했다. 이러한 소양교육을 바탕으로 학생의 희망과 적성을 고려한 진로에 따른 다양한 ‘선택과목’도 이수하도록 했다. 문·이과 통합 교육을 현실화하기 위해 수능제도 개편방안도 마련 중이며, 세부적인 사항은 2017년에 확정 발표한다.



3. 초등학교 교육의 변화는

2017년 새 학기부터 초등학교 1·2학년에 대해 ‘한글교육 정상화’ 방안을 시행, 이 기간에 최소 45교시 이상 배우게 된다. 현재 초등학교 1·2학년의 경우 유치원 등 누리과정 교육에서 한글을 다 배운 것으로 전제해 한글 기초교육이 사실상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보고 초등학교 저학년에 대해 한글교육을 강화하기로 한 것이다.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신설되는 ‘안전한 생활’ 과목은 각 초등학교에서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을 활용해 가르치도록 할 예정이다. 초등학교 소프트웨어 관련 교육은 실과 시간에 정보통신기술(ICT) 활용 중심의 정보 관련 내용을 소프트웨어 기초소양 교육으로 개편해 5∼6학년에서 17시간 내외로 학습하게 된다. 초등학교 1학년부터 한 한기에 책 1권 이상을 읽고 이를 토대로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 등 통합 수업이 시행된다. 5·6학년에는 연극 대단원을 개설한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김재춘 교육부 차관이 지난 22일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브리핑룸에서 ‘2015 개정 교육과정’을 확정,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4. 중학교에는 어떤 변화가

시범 실시돼 오던 자유학기제가 이번 교육과정에 정식 반영돼 2016년부터 모든 중학교에서 시행된다. 중학교 과정 중 한 학기는 학생들이 시험 부담에서 벗어나 체험 중심의 교과 활동과 장래 진로에 대한 탐색 및 설계를 집중적으로 할 수 있도록 ‘자유학기제 편성·운영 지침’을 마련해 시행한다. 소프트웨어(SW) 교육 강화를 위해 정보과목을 필수화했다. 이를 통해 정보화 사회의 기초 소양을 체계적으로 갖출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했다.



5. 대입 앞둔 고교에 변화 많나

고등학교에서는 문·이과 구분 없이 모두가 배워야 하는 ‘공통과목’이 정해진다. 기초소양을 함양하고 기초 학력을 보장할 수 있도록 구성된 과목이다. 공통과목은 국어, 수학, 영어, 통합사회, 통합과학, 한국사에다 실험·실습과 탐구 중심의 과학교육을 위해 과학탐구실험 과목도 포함돼 모두 7개 과목이다. 새로 생기는 통합사회는 초·중학교 사회의 기본 개념과 탐구방법을 바탕으로 지리, 일반사회(정치, 경제, 법 등), 윤리, 역사의 기본적 내용을 대주제 중심의 통합적 접근을 통해 사회 현상을 종합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특히, 복잡하고 급변하는 사회 현상에 대한 종합적 이해와 사회적 갈등 해결 능력 등을 함양하기 위해 토의·토론학습, 프로젝트 학습, 탐구 학습 등 다양한 활동 중심의 수업이 이뤄질 수 있도록 했다. 통합과학은 중학교까지 학습한 자연과학의 핵심 개념을 적용해 자연 현상을 통합적으로 이해, 미래 사회에 필요한 과학적 기초 소양을 함양할 수 있도록 학습 내용과 난이도를 재구조화한다. 자연현상에 대한 4개의 핵심 개념(물질과 규칙성, 시스템과 상호작용, 변화와 다양성, 환경과 에너지)을 중심으로 분과 학문적 지식수준을 넘어 다양한 형태의 통합을 통한 융복합적 사고력 신장이 가능하도록 구성할 방침이다. 중·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의 국정화 여부는 10월 중에 발표한다.



6. 초등학교 한자 병기는

교육부는 개정 교육과정을 확정·발표하면서 초등학교 한자교육과 관련해 “적정 한자 수 및 표기방법 등 구체적인 방안은 정책연구를 통해 2016년 말까지 대안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한자 교육은 관련 교과와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을 활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개정 교육과정 고시와 함께 발표될 것으로 예상한 한자 병기 방침이 사실상 1년 뒤로 연기된 것이다. 교육부가 결정을 미룬 것은 초등학교 교과서의 한자 병기에 반대하는 여론이 그만큼 컸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결정을 미뤄 여론을 좀 더 살피고 더욱 치밀하게 준비하겠다는 것이다.



7. 언제부터 바뀌나

개정 교육과정 고시 이후 교과서 개발, 검정, 선정 등의 과정을 거쳐 2017학년도부터 연차적으로 학교 현장에 적용된다. 국정 교과서를 주로 쓰는 초등학교는 2개 학년씩 연차적으로 적용된다. 2017년에 1∼2학년에 적용되고 2018년에 3∼4학년, 2019년에 5∼6학년으로 확대된다. 검정교과서를 많이 쓰는 중·고등학교는 2018년부터 개정 교육과정이 적용된다. 2018년에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에 적용되고 2019년에는 중학교 2학년, 고등학교 2학년까지 적용된다. 개정 교육과정은 2020년에는 초등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전 학년이 배우게 된다. 2017년에 초등학교 1∼2학년부터 학교 현장에 적용되고 나서 전 학년으로 확대되는 2020년까지 4년이 걸린다.



8. 수능에는 언제 적용되나

교육과정 발표와 동시에 새 교육과정 취지에 맞는 수능 개편안을 마련하기 위한 연구를 시작한다. 수능 개편안은 현재 중학교 1학년이 고등학교에 입학하기 이전인 2017년에 발표할 계획이다. 2021학년도 대입부터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수능이 치러진다. 앞으로 구성할 연구진이 여러 가지 안을 만들면 공론화 과정을 거쳐 확정하게 된다.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고등학생은 국어, 수학, 영어, 통합사회, 통합과학, 한국사를 공통과목으로 배우지만 구체적으로 수능에 어떻게 연계할지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 내신 성적 산출 때 적용하는 절대평가 방식인 성취평가제를 어떻게 시행할지도 2017년에 발표할 계획이다. 당초 올해 하반기에 성취평가제를 어떻게 시행할지 발표할 계획이었다.



9. 학생들 학습 부담은

교육부는 개정 교육과정에서 학습부담을 줄이는 데 공을 들였다. 초등학교 1학년에서 고교 1학년 공통과목까지는 공부에 흥미를 잃지 않도록 유도하는 게 원칙이다. 불필요한 부분은 빼고, 어려운 부분은 나중에, 쉬운 부분은 일찍, 유사한 내용은 합쳐 학습 내용과 수준을 조정했다. 공통과목 이후에는 진로와 적성에 따라 선택과목을 배운다. 교육부는 종전보다 20%가량 학습부담이 줄었다고 주장한다. 국어 과목으로 예를 들면 성취기준을 줄여 학습량 경감을 꾀했다. 성취기준이란 학생들이 교육으로 획득하게 되는 지식이나 기술 등을 말한다. 초등학교는 97개에서 82개로, 중학교는 55개에서 51개로, 고교는 31개에서 26개로 줄였다. 고대·중세·근대 음운변화(고교) 등 딱딱한 부분은 들어냈다. 하지만 학생의 실질적인 학습량은 수능의 범위에 좌우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고교 교과목은 심화 수준에 따라 ‘공통과목’ ‘일반선택’ ‘진로선택’으로 구분되는데 수능이 어디까지 출제되느냐에 따라 학습량이 달라진다. 또 대학이나 학과별로 학생들에게 요구하는 이수 수준에도 큰 영향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10. 문제점은 없나

이번 개정 교육과정 적용으로 학생들이 같은 내용을 다시 배우는 등의 혼선 우려가 있다. 교육과정 개정에 따라 현재 초등학교 6학년 때 배우는 ‘정비례·반비례’의 경우 중학교 1학년으로 이동하게 된다. 이럴 경우 2018년에 초등학교 6학년에 다니는 학생들은 2009 교육과정에 맞춰진 교과서에서 이를 배우고 2019년 중학교에 진학하면 2015 교육과정에 맞춰진 새 교과서에서 다시 배우게 된다. 2019년 중학교 3학년 학생들도 2009 교육과정에 따라 ‘이차함수의 최대·최소’를 배우지만 2020년 고등학교로 진학하면 2015년 교육과정이 적용돼 다시 ‘이차함수의 최대·최소’를 배워야 한다. 학습 내용의 통합으로 배웠던 부분을 다시 배워야 하는 경우도 있다. 현재 중학교 2학년이 배우는 ‘곱셈공식’의 경우 중학교 3학년 때 배우는 ‘인수분해’와 통합된다. 2018년 중학교 2학년이 되는 학생은 ‘곱셈공식’을 배운 뒤 2019년 중학교 3학년이 되면 ‘인수분해’에서 이를 다시 배우게 된다.

신선종 기자 hanul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