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hat >영국 중심으로 美·中 급속 확산… 2025년 시장규모 1조달러 예상

지난 2005년 영국에서 생겨난 인터넷 기반의 개인 간(P2P) 대출 시장은 미국·유럽·중국 등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장조사기관인 리서치앤드마켓은 2013년 34억 달러(약 3조5000억 원) 규모였던 세계 P2P 대출시장이 오는 2025년에는 1조 달러로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다른 시장조사기관인 파운데이션 캐피털은 지난해 전 세계 P2P 대출 시장규모가 88억 달러에 육박하는 등 최근 5년 동안 연평균 130%의 성장률을 기록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세계 최초의 P2P 대출 플랫폼인 영국의 조파(Zopa)는 출범 후 9년 동안 8만여 명의 투자자로부터 모두 6억7000만 파운드(약 1조2000억 원)를 웃도는 대출을 중개했다. 2013년 한 해 동안의 실적만 해도 2억4000만 파운드에 이르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의 렌딩클럽(LendingClub)은 2014년 3분기 말 누적 기준으로 62억500만 달러의 대출 중개 실적을 기록하면서 전 세계 최대 P2P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대출 부실화 비율은 우려와 달리 6.7%로 낮은 편인 반면, 수익률은 8.6%의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중국도 P2P 대출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아이리서치에 따르면 2013년 중국의 P2P 대출 시장규모는 680억3000만 위안(약 12조5000억 원)으로 2012년의 3배 수준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각국 정부의 대응은 온도 차가 크다. 영국은 정부와 민간이 P2P 대출을 창업기업과 중소기업의 자금조달을 위해 공식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 중인 반면, 중국은 그림자 금융의 온상으로 지목하고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영국의 금융행위감독청(FCA)은 P2P 대출 중개업을 감독 범위에 포함해 투자자의 신뢰도를 높이고, 관련 민간단체 ‘P2PFA(Peer-to-Peer Finance Association)’는 업계 표준을 제정하는 등의 활동을 통해 제도권 금융기관으로의 진입을 모색 중이다.

중국은 2013년 말만 해도 74개의 관련 플랫폼을 폐쇄하고 금융감독당국과 경찰, 사법당국으로 구성된 불법자금조달기구 전담팀을 구성해 P2P 대출 시장에 대한 규제 대책을 마련 중이다.

이관범 기자 frog7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