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추모비도…거리조성도 연기, 1주기 앞두고 씁쓸한 신해철 기념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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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성남시 약속 지연… “인기영합 반짝행정 아니길…”

지난해 의료 과실로 세상을 떠난 가수 신해철의 1주기를 앞뒀지만 그를 기리겠다는 각종 기념 사업은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다.

현재 신해철 기념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곳은 서울시와 성남시 두 곳. 서울시는 신해철이 학창시절을 보낸 강북구에 위치한 번동의 ‘북서울꿈의숲’에 추모비를 세우고, 성남시는 고인의 음악작업실이 있던 분당 수내동에 신해철거리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아직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했다.

서울시는 당초 신해철의 기일인 27일에 맞춰 추모비를 시민들에게 공개하겠다고 발표했지만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다. 서울시가 장소를 마련하고 신해철의 팬들이 클라우딩 펀드로 비용을 마련하기로 했는데 아직 양측의 협의가 끝나지 않았다는 것이 서울시의 해명이다. 문화정책과 담당자는 30일 문화일보와 가진 전화통화에서 “오늘(30일)도 회의를 위해 팬클럽 회원들이 서울시에 와 있고, 어떤 모형으로 만들지 결정되면 서울시 내부 위원회 두 곳의 심의를 받은 후 사업이 진행된다”며 “아직 펀딩도 안 된 상황이라 팬클럽 쪽의 요청을 받고 신해철의 데뷔일인 12월24일에 맞춰 추모비를 공개하는 것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남시는 아직 주무 부서도 마련되지 않았다. 올해 안에 신해철 거리를 볼 수 없다는 의미다. 성남시 대변인은 문화일보에 “현재 정책연구용역을 진행 중”이라며 “신해철 거리를 조성하면 지역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어떤 시설이 설치되는 것이 바람직한지 유족들과도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고 전했다.

성남시는 내년 착공을 목표로 삼고 있다. 하지만 정책연구용역의 결과에 따라 계획이 변경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서울시와 성남시가 신해철 기념 사업에 대해 처음 언급한 건 지난해 말이다. 박원순, 이재명 시장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직접 사업 계획을 전하며 대중의 지지를 받았다. 박 시장은 지난해 11월 신해철의 팬들이 홍대 인근에 그를 추모하는 벤치를 만들어달라는 의견을 전달하자 SNS를 통해 “(벤치 설치 검토를)이미 지시했다”고 답변했지만 흐지부지되기도 했다. 하지만 신해철의 1주기를 앞두고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해 “‘인기 행정’이 아니냐”는 불만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안진용기자 realy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