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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북팀장의 북레터 게재 일자 : 2015년 10월 02일(金)
‘프로추어’ 작가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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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가렛 미첼, 스콧 피츠제럴드, 조지 오웰, 조앤 K 롤링 그리고 댄 브라운까지. 이들이 우리 시대에 활동을 했다면(혹은 지금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면) 그렇게 마음고생을 하지 않았을 겁니다. 이들의 초대형 밀리언셀러인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위대한 개츠비’ ‘동물농장’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 그리고 ‘다빈치 코드’는 출판사로부터 여러 번 퇴짜를 맞은 것으로 유명합니다. 블라디미르 나보코프의 소설 ‘롤리타’는 편집자로부터 “천 년 동안 바위 밑에 묻어두라”는 악평을 듣기도 했습니다. 요즘이라면 이들은 개인 블로그에 작품을 올리거나 전자책이나 주문형 출판(POP)을 통해 독자들을 만날 수 있었을 겁니다. 입소문, 독자들의 열렬한 반응에 이어 주요 출판사에서 이들을 모셔가는데 까지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겠지요.

출판에서도 전문가 (professional) 같은 실력을 갖춘 아마추어(amateur), ‘프로추어(proteur)’가 활발하게 활동하는 시대가 됐습니다. 어느 시대나 전문가급 아마추어, 다르게 보자면 실력 있는 예비 작가들은 많았습니다. 다만 ‘프로추어의 시대’로 부를 수 있는 것은 이들이 고정된 기존 시스템을 깨고 그 밖에서 등장해, 기존 시스템을 흔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 인기가 심상찮은 소설 ‘마션’(RHK·사진)의 작가 앤디 위어도 대표적인 프로추어입니다. ‘워크래프트2’개발에 참여한 컴퓨터 프로그래머인 앤디는 2009년 취미 삼아 개인 블로그에 연재를 시작했습니다. 독자들의 뜨거운 반응에 2011년 아마존 킨들 버전으로 자비 출판했고, 문학 에이전트의 눈에 띄어 중견 출판사 크라운 사에서 정식 출간됐습니다. 화성 탐사에 참여했다가 사고로 화성에 홀로 남게 된 식물학자이자 기계 공학자인 우주 비행사 마크 와트니의 ‘화성 생존기’인 작품은 “과학 지식이 빛을 발하는 스릴 넘치고 흥미진지한 이야기”라는 호평과 함께 출간 즉시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순위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국내에서도 지난 7월에 출간돼 벌써 6만 부 이상이 팔렸습니다. 담당 편집자는 이 작품을 원작으로 한 동명 영화 ‘마션’의 영향을 받기도 했지만, 천재형 작가의 화제성, 이미 입증된 대중성 등을 초기 바람몰이의 원인으로 꼽았습니다. 자가 출판 역사상 최고 판매량을 올린 E L 제임스의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는 프로추어계의 역대급 선배입니다.

사회학자 지그문트 바우만의 말대로 모든 고정된 것이 변하고 유동하는 시대이니 출판에서도 중심과 주변이 뒤섞이는 프로추어의 등장이 당연합니다. 세계의 중심은 이제 하나가 아니라, 셀 수 없이 여러 개입니다. 삶은 갈수록 팍팍해지지만 이런 새로운 가능성의 출구가 열리고 있다는 것이 위안이 됩니다.

최현미 기자 ch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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