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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15년 10월 02일(金)
朱子가 입헌군주론자였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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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자평전 상·하 / 수징난 지음, 김태완 옮김/역사비평사

주희의 역사세계 상·하 / 위잉스 지음, 이원석 옮김 /글항아리


중국 송대의 유학자 주희(주자·朱子, 1130∼1200)는 중국과 한국을 넘어 동아시아의 사상사뿐 아니라 생활에까지 깊숙이 영향을 미친 인물이다. 특히 조선은 중국 못지않게 주자학에 대한 깊이를 가졌었고, 현재까지 정치와 생활사에서 주희의 사상이 기저에 자리하고 있다. 하지만 주희의 삶을 깊이 있게 다룬 전기나 평전, 그의 사상을 현대적으로 천착한 저서가 의외로 없다는데 놀라게 된다.

주자와 주자학을 집대성한 책이 잇달아 나왔다. 우선 수징난(束景南·70) 중국 저장(浙江)대 교수가 쓴 ‘주자평전’(상·하)이 눈길을 끈다. 이 책은 중국에서 먼저 출간(중국어책은 ‘주자대전·朱子大傳’)됐지만, 우리 쪽에서 책이 만들어지는 걸 도왔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중국은 사회주의 더구나 문화혁명을 거치면서 공자 그리고 그로부터 주자학을 만들어낸 주희에 대해 비판 일색이었다. 그러다 보니 제대로 된 평전이 나올 수 없었다.

‘주자평전’은 전남대와 주희의 후손인 신안 주씨 종친회 주창균 전 회장(2012년 별세)이 경제적으로 후원해주면서 수징난 교수가 10년에 걸쳐 쓸 수 있었다. 수징난은 난징(南京)대와 푸단(復旦)대에서 역사학과 고대문학을 공부한 학자로, 이 책을 쓸 당시 매우 빈곤해 10㎡ 한 칸짜리 집에서 늘 서서 집필했다고 한다. 종친회 쪽의 지원이 없었다면 이 책이 나올 수 없었다. 책은 1992년 중국에서 초판이 나왔고, 2000년에 번역 제안을 받은 ‘책문, 시대의 물음에 답하라 ’의 저자 김태완 씨가 10년 만에 작업을 완성해 이번에 한국어판이 출간됐다. 중국어판은 1082쪽, 한국어판으로 2400쪽에 이르는 ‘대작’이다. 주희의 탄생부터 청소년기, 학자로서의 활동, 그리고 죽음에 이르기까지를 매우 상세하게 그린다. 수징난은 무엇보다 주희의 이학(理學)이 ‘인본주의 인간학’이라는데 초점을 맞춘다. 부록에서는 주희와 관련이 있는 인물과 두보, 도연명처럼 영향을 받은 인물을 정리했고, 주희의 글씨가 남아 있는 곳, 주희의 묘소 등 주희와 관련된 유적도 소개했다.

현대 신유학을 대표하는 학자로 국제적 명성을 가진 위잉스(余英時·85) 프린스턴대 명예교수의 ‘주희의 역사세계’(상·하) 역시 ‘주자평전’ 못지 않게 방대한 저서다. 1400쪽이 넘는다. 위잉스는 톈진(天津) 태생으로 옌칭대(현 베이징(北京)대) 역사학과를 나와 하버드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책은 송대 정치문화사 연구를 총망라해 11∼12세기 일어난 유학의 변화와 정치·문화·사회 등 각 분야와의 연관성을 깊게 파고든다. 저자는 송대 유학의 전체 동향과 사대부 정치문화와의 상호연관성에서 주희가 선대를 계승하고 후대를 열어주는 기준점이 된다고 봤다.

저자는 송대 ‘이학’은 ‘내성’(內省·인격완성을 위해 자신을 돌이켜 살펴봄)을 그 분명한 특색으로 삼지만, 궁극적인 목적은 한 사람 한 사람이 성현이 되는 것이 아니라 합리적인 인간질서를 재수립하는 데 있다고 보았다. 특히 주희뿐 아니라 정이, 육구연 등 당대 이학자들이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면서 다스린다’는 허군(虛君)의 관념을 통해 일종의 ‘입헌제도’를 지향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주희를 중심축으로 당대 유가 사대부들의 정치적 이상과 실천의 역동적인 면을 포괄적으로 다루고 있다.

엄주엽 기자 ejyeob@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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