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순환 기자의 부동산 깊이보기>분양 폭탄의 계절… 미분양 우려는 기우일까

올가을 부동산 시장은 한마디로 신규아파트 ‘분양 폭탄’입니다. 10월 한 달 동안만 해도 전국 138개 택지에서 11만 가구(임대·오피스텔 제외)에 육박하는 신규아파트가 쏟아지기 때문이지요. 이달 중 분양되는 아파트 물량은 10월 한 달 공급량 기준으로는 1990년대 초 1기 신도시 분양 당시를 제외하고는 최대치로 추정됩니다.

건설·시행사들이 이처럼 ‘과잉 공급’에 나서고 있는 것은 다른 여러 가지 이유 이전에 2016년 하반기 이후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올해와 내년 이후의 부동산 시장 수요를 감안해 볼 때 한마디로 ‘과유불급(過猶不及·지나친 것은 미치지 못한 것과 같다)’임에도 건설·시행사들이 조바심을 갖고 분양 물량을 서둘러 내놓고 있는 형국이지요.

물론 지난해에 이어 올해 정부의 지속적인 규제완화 등 활성화 의지, 저금리 등으로 부동산 시장을 둘러싼 환경이 좋아진 것은 사실입니다. 여기에 치솟은 전셋값에 따른 ‘깡통 전세’(전셋값이 매매가를 넘어서 전세금을 모두 받을 수 없는 집) 등도 분양시장 활황의 기폭제 역할을 하고 있지요. 전셋값 올려주느니 차라리 집을 사는 게 낫겠다는 이들도 있으니까요. 일부 지역 신규아파트 청약경쟁률이 상상외로 높은 이유 중 하나지요.

하지만 최근의 부동산 시장은 분양 폭탄을 감당할 정도로 내 집 마련 수요가 증가했다고 볼 수 없습니다. 한마디로 수요는 많이 늘지 않았음에도 공급이 급증하고 있는 것이죠. 실제 부동산 신규 분양 현장을 가보면 실수요자보다 가수요자가 훨씬 많습니다. 내 집을 마련해 입주할 수요자보다 분양권 전매를 노리는 가수요자들이 70%에 육박하는 분양 현장도 있습니다. 청약시장에 거품이 이미 형성된 셈이죠.

무주택자 입장에서는 청약경쟁률이 치열하다고 무턱대고 분양시장에 뛰어들면 안 됩니다. 기존 주택 가격이 올라 저가 매수 메리트가 이미 사라졌다고 무리해서 빚을 내 분양받을 필요가 없다는 것이죠. 향후 부동산 시장 변수가 너무 많기 때문이죠. 중국 등 글로벌 경기 변수, 내수경기 침체 여전, 금리 인상, 천문학적인 가계부채에 따른 대출 규제 등이지요. 여기에 정부가 추진하는 기업형임대주택(뉴스테이)과 행복주택도 주택 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입니다. 특히 뉴스테이의 경우 현재 수요에 비해 공급이 미진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이는 내년 이후 공급이 급속히 늘어날 수 있다는 뜻이죠.

무주택자는 특히 앞으로 다가올 ‘미분양의 시기’ 등을 감안, 분양 시장을 보수적으로 바라봐야 합니다. 최근의 청약 열풍에 편승해 추격 분양을 받는 것보다 청약통장을 활용, 공공기관(SH공사, 한국토지주택공사 등)이 분양하는 아파트에 주목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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