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脫중국’ 가속… 원유도입선 다변화 뚜렷

‘마린 트래픽’ 자료분석 결과
최근 러·이란·대만 등서 출발
유조선 6척 남포항 도착 정박

북한을 드나드는 유조선이 최근 들어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이 포착됐다. 기존에 원유를 공급받았던 중국 외에도 러시아, 이란, 대만 등 다양한 국가와 거래하며 에너지 공급 네트워크를 다변화해 ‘탈중국화’를 시도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북·중 관계가 역대 최악인 상황에서 북한이 중국에 대한 경제의존도를 차츰 줄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미국의 북한전문 인터넷 매체인 NK뉴스가 1일 세계 선박 관련 정보 웹사이트인 ‘마린 트래픽’ 자료를 분석한 결과, 현재 다양한 국가에서 출발한 6대의 북한 유조선이 지난 9월 25일부터 27일 사이 북한 최대 항구인 남포항에 도착했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오는 10일 북한 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행사 준비와도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또 1대의 3500t급 유조선도 중국 선양(瀋陽)에서 2일 현재 북한으로 향하고 있다. 총 7대의 유조선들을 통해 최대 1만6000t의 원유를 공급받을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북한 남포항에 도착한 6대 중 4대는 남포항이 한 번에 2대의 선박만 정박할 수 있어 서해상에서 대기하고 있다. 이 중 한 대는 중국 랴오닝(遼寧)성 항구에서 온 것으로 파악됐고, 또 다른 한 대는 대만에서 온 것으로 추정된다. 대만과의 석유거래는 북한이 동남아시아 산유국, 석유화학 기술을 가진 국가들로 석유 공급책 다변화를 시도하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또 다른 5대의 유조선은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항에 도착했거나 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은 중국에 여전히 많은 부분을 의존하고 있지만 거래 국가를 다변화하려는 움직임을 조금씩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최경수 북한자원연구소 소장은 “대부분의 원유를 중국으로부터 공급받으면서 정치적 압력도 함께 받는 상황의 돌파구를 찾기 위해 석유 공급원을 확장하려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북한 유조선 등 선박들은 지난해 8월부터 러시아를 수시로 드나들고 있다. 북한은 최근 이란에도 원유 공급을 요청했다.

유현진 기자 cworang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