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GDP 40% 메가경제권… 韓 ‘외딴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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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높은 수준의 자유화 목표
RCEP·EU보다 큰 단일 시장

서비스·환경 등 新의제 포함
글로벌 새 무역판도서 뒤처져
日가격경쟁력 올라가면 큰타격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이 타결·발효되면 궁극적으로는 아시아·태평양 경제통합에 크게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향후 다자간 협상에서 새로운 통상질서를 구축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TPP는 여타 ‘메가 자유무역협정(FTA)’ 대비 가장 포괄적이고 높은 수준의 자유화를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5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TPP 12개국의 국내총생산(GDP) 비중은 전 세계 GDP의 37.1%로, 아태지역 16개국의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29.0%)과 유럽연합(EU, 23.4%)을 크게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역 비중은 전 세계 교역의 25.7%, 인구는 11.4%를 차지한다.

TPP 12개국은 미국을 주도로 캐나다, 멕시코, 호주, 뉴질랜드, 싱가포르, 브루나이, 베트남, 말레이시아, 칠레, 페루, 일본 등이 참여한다. 이들 국가는 경제적 위상이 높은, 우리의 중요 교역 대상국이기도 하다.

특히 태국, 인도네시아, 대만 등 아시아 국가들과 코스타리카 등 중남미 국가들이 추가로 참여할 가능성이 크며, 최근 중국도 TPP에 대해 열린 입장을 나타내기도 했다.

TPP는 세계무역기구(WTO) 이상의 글로벌 통상규범 도입을 통해 TPP 참여국 간 실질적인 무역장벽을 허물고 한 차원 높은 개방과 구조개혁을 유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어 장기적으로 아태지역 경제통합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FTA가 양자차원의 상품분야 관세철폐 효과에 집중한다면, TPP는 복수국 간의 상품, 서비스·투자, 정부조달뿐만 아니라 글로벌 가치사슬(global value chain), 개발, 환경, 규제조화, 중소기업 등 다양한 신(新)통상 의제들을 포함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TPP 역내 글로벌 가치사슬의 확대와 강화를 견인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TPP가 최종 발효될 경우 협상에 참여하지 않은 한국은 매우 불리한 글로벌 통상 국면에 직면하게 된다. 일본과 수출 경합도가 높은 우리로선 TPP에 참여한 일본과의 경쟁이 격화하면 국내 제품의 세계시장 점유율 하락이 불가피해진다.

무엇보다 자동차, 전자, 석유화학, 기계 등 주력 산업에서 일본의 가격 경쟁력이 올라가면 우리 기업들의 수출 채산성이 나빠져 가뜩이나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한국 수출은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최악의 경우 우리나라가 세계 GDP 37%를 차지하는 메가 FTA인 TPP에서 배제되면 미국·호주·베트남 등 TPP 회원국과의 교역 및 투자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한·미 FTA를 통한 선점 효과를 잃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박민철 기자 mindo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