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손 “블라터, 1998년 회장선거때 ‘갈색 돈봉투’ 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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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근들 협회장의 호텔 돌며
선거 전날 금품 대량 살포
플라티니는 개혁능력 없어”

“블라터와 플라티니 갈등은
속임수… 실제론 유착관계”

블라터, 반도핑기구 이사 박탈

렌나르트 요한손(사진) 전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이 7일(한국시간) 제프 블라터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과 미셸 플라티니 UEFA 회장을 싸잡아 비판했다. 요한손 전 회장은 이날 영국 일간 ‘이브닝 스탠다드’ 인터뷰에서 “블라터 회장이 지난 1998년 FIFA 회장 선거 당시 돈을 뿌렸다는 소문이 사실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플라티니 회장에 대해서는 “FIFA를 개혁할 능력이 없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요한손 전 회장은 특히 현재 블라터 회장과 플라티니 회장의 갈등에 대해서도 “속임수일 뿐, 실제로는 블라터 회장이 플라티니 회장을 밀어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요한손 전 회장은 1990~2007년 UEFA를 이끈 인물로, 1998년 FIFA 회장 선거에 출마했으나 당시 FIFA 사무총장이던 블라터 회장에게 패했다. 선거 전날 블라터 회장 측 인사들이 ‘유권자’인 각국 축구협회장들이 머물고 있는 호텔을 돌며 돈이 든 갈색 봉투를 돌렸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요한손 전 회장은 “게르하르트 아이너 전 UEFA 사무총장 등 믿을 수 있는 사람들에게서 금품 살포가 이뤄지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나는 ‘돈 선거’가 사실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블라터 회장은 4년 전 기자회견에서 1998년 선거 때 매표 행위가 벌어진 정황이 있다고 시인했지만, “나는 금권 선거에 관련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요한손 전 회장은 플라티니 회장도 정조준했다. 요한손 전 회장은 “플라티니 회장은 블라터 회장과 ‘같은 세계’의 일원이라는 게 내가 받은 인상”이라며 “플라티니 회장이 FIFA를 개혁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요한손 전 회장은 블라터 회장과 플라티니 회장의 유착설도 제기했다. 요한손 전 회장은 “나는 2007년 UEFA 회장 선거 때 나서지 않으려고 했는데, 블라터 회장이 ‘몇 년 더 UEFA 회장으로 남아서 플라티니가 아닌 다른 후계자를 찾아줘야 한다’고 출마를 종용했다”며 “그런데 블라터 회장은 뒤에서는 플라티니 회장을 지원했다”고 밝혔다.

요한손 전 회장은 블라터 회장과 플라티니 회장이 정말로 갈라선 것인지도 믿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요한손 전 회장은 “나는 블라터 회장과 플라티니 회장이 속임수를 쓰고 있다고 믿는다”며 “블라터 회장이 사실은 차기 회장 선거에서 플라티니 회장을 밀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요한손 전 회장은 “이런 사람들이 세계 최대 스포츠 조직의 지도부에 있다는 게 비극”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블라터 회장은 이날 세계반도핑기구(WADA) 이사회에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대표자 자격을 박탈당했다.

미국 스포츠전문 매체 ESPN은 “IOC가 WADA 이사회에서 블라터 회장을 하차시켰다”고 보도했다. 블라터 회장의 WADA 이사 임기는 원래 올해 연말까지였다. 하지만 IOC는 성명을 내고 “블라터 회장은 현재 IOC 위원이 아니고, 따라서 이 기간(잔여 임기)에 WADA에서 IOC를 대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블라터 회장이 8월에 IOC 위원직을 사임했기에, IOC는 WADA 이사 자격을 유지하는 것도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 IOC는 “후임 WADA 이사를 물색하는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확인했다.

WADA도 “블라터 회장이 IOC 위원 신분이 아님을 인지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블라터 회장이 더는 IOC 몫의 WADA 이사 자리 4개 가운데 하나를 차지하지 않는다는 것도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블라터 회장은 국제경기연맹(IF) 수장 자격으로 1999년부터 IOC 위원으로 재임했으나, 7월 23일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에게 서한을 보내 IOC 위원 재선을 포기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8월 3일 IOC 총회에서 블라터 회장의 IOC 위원 사임이 승인된 바 있다.

김성훈 기자 taran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