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hat >‘자전거 열풍’… 年 200만대 ‘불티’, 시장규모도 5500억원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산악자전거 동호회 ‘그랜드’ 회원들이 지난 3일 경기 수원시 광교산 오솔길에서 자전거를 타고 있다. 이들은 이날 군포시 수리산까지 산악 라이딩을 즐겼다. 김동훈 기자 dhk@

다른 운동에 비해 신체부담·위험 적어
건강 챙기는 중·장년 위주 동호회 많아
주말 40∼60㎞ 완주… “좋은 경치는 덤”

자세 잘못땐 요통… 엉덩이 염증도 주의
하이브리드 1000만원… 최고 3000만원
중·고생 사이 브레이크 없는 ‘픽시’ 유행

경기 수원시에서 학원을 운영하는 전세영(58) 씨는 산악자전거광이다. 그는 5년 전부터 함께 골프를 하던 지인들과 자전거 동호회 ‘그랜드’를 결성했다. 22명의 회원 중에는 20년 경력의 프로급 라이더부터 입문한 지 2개월 된 초짜까지 경력도 다양하지만, 이들의 평균 나이는 50대 중반이다. 전 씨는 매주 화·토요일이 되면 수원시 장안구 광교산 초입에서 회원들을 만나 산악자전거를 타고 군포 수리산이나 용인 지곡리 나루터까지 40~60㎞를 완주한다. 3개월에 한 번은 강원 양양이나 대관령 등지로 원정을 떠나기도 한다. 전 씨는 “처음에는 골프 등 다른 운동을 위한 기초체력을 쌓고자 마음이 맞는 회원끼리 자전거를 타기 시작했는데 지금은 모임의 성격이 자전거 동호회로 변했다”며 “나이가 들어도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운동이 바로 자전거 타기”라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서울의 한 해운회사에 근무하는 이석희(55) 씨는 평지를 달리는 사이클 마니아다. 2014년 2월 사이클에 입문해 경력은 그다지 길지 않지만, 수십㎞ 정도는 그다지 힘을 들이지 않고도 거뜬히 달린다. 지난 주말에는 자전거를 타고 전북 군산을 다녀왔다. 이 씨가 자전거를 타기 시작한 것은 2년 전 건강검진에서 고혈압과 지방간 판정을 받고 나면서부터다. 친구들과 운동 삼아 등산을 하기도 했지만, 하산 후에 뒤풀이 술자리를 갖고 나면 ‘도로아미타불’이었다. 이 씨는 “자전거를 타면 자연스럽게 금주를 하게 되니까 운동에 도움이 된다”며 “3개월 동안 꾸준히 사이클을 타니 몸무게가 10㎏이 빠지고 혈압도 원상태로 돌아왔다”고 만족스러워했다. 그는 “자전거를 타면 좋은 경치도 덤으로 구경할 수 있어 체력 단련도 되고 재미있다”고 덧붙였다.

선선한 가을 날씨가 돌아오면서 한강 둔치를 비롯한 강가나 산골짜기는 자전거를 즐기려는 이들로 북적인다. 레저 스포츠형 자전거 인구가 급속히 늘면서 자전거 산업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자전거 시장 규모는 올해 5500억 원 수준으로, 2012년 4580억 원보다 20% 정도 커질 전망이다. 자전거 판매량도 2012년 177만 대에서 올해 200만 대로 13% 정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20~30대가 주도해온 자전거 시장에 중장년이 가세한 데 따른 것이다. 젊은 층에 비해 구매력이 강한 중장년층은 편리함과 안전을 위해 가벼우면서도 튼튼한 재질의 고가 장비를 선호하고 있다.

중장년 사이에 자전거 열풍이 부는 현상은 다른 운동에 비해 신체적 부담과 상해 위험이 적은 반면에 운동 효과는 크기 때문이다. 등산의 경우 무릎관절에 무리를 주지만, 자전거는 상대적으로 관절 부담이 적은 장점이 있다. 무리가 덜 가면서도 체력단련 효과가 더 크다는 것이다.

자전거를 타면 산소 소비량이 많아져 심폐 기능이 향상된다. 혈액순환도 원활해져 몸의 각 조직에 영양과 산소를 공급하고 노폐물과 이산화탄소가 잘 배출된다. 특히 열량이 많이 소비되고, 하체 근육을 단련하기 때문에 지구력도 기를 수 있다. 또 체력에 맞게 운동량을 조절할 수 있어 연령에 맞춰 안전하게 즐길 수 있는 장점도 있다.

하지만 입문 과정에서 자전거를 타는 자세를 제대로 배우지 못했을 경우 부작용을 겪을 수도 있다. 페달을 돌릴 때 무릎이 안으로 쏠리거나 바깥으로 벌어질 경우 발목이나 무릎, 넓적다리관절 등에 부담을 줄 수 있다. 허리를 너무 숙이거나 꼿꼿이 몸을 세운 자세는 요통을 유발한다. 특히 오랜 시간 안장에 앉아있다 보면 엉덩이 부위를 바늘로 찌르는 듯한 통증을 겪기도 하는데, 자칫 염증이나 종기로 악화할 수도 있다. 엉덩이에 가는 부담을 줄이려면 안장 각도를 수평보다 앞쪽으로 5도 정도 기울이고, 안장에 커버를 씌우거나 엉덩이에 쿠션이 장착된 전용복을 입는 것이 좋다.

김원중 건국대 체육교육과 교수는 “바르지 않은 자세로 오랜 시간 자전거를 타면 오히려 허리디스크를 비롯한 역효과가 나타날 수도 있고, 페달을 돌릴 때도 특정한 근육에만 무리한 자극이 가는 경향이 있다”며 “전신 운동을 위해서는 자전거와 함께 걷기 운동을 병행하는 것을 권장한다”고 말했다.

박성훈 기자 psh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