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과학 뒤처지니 산업기술도 답보

노벨 과학상 분야에서 일본이 21명째 수상자를 배출하고 중국에서도 수상자가 탄생하는 사이 한국은 기초과학은 물론 산업기술 측면에서도 답보 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 기초과학이 뒷받침되지 못하다 보니 산업기술력에서도 세계 수준에 뒤처져가는 것은 물론 한 수 아래로 여겨지던 중국에도 빠르게 추월당하는 모양새다.

7일 각종 경제지표에 따르면 에너지, 항공 등 분야에서 중국의 기술 경쟁력은 이미 한국을 넘어 세계 최고 수준에 도달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그간 한국이 앞서고 있는 기계·전자 기술 경쟁력에서도 중국과의 격차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현대경제연구원이 발간한 ‘한·중·일·독 과학기술 경쟁력 비교와 시사점’ 보고서를 보면 한·중 간 85개 중점기술 분야 중 한국이 중국보다 뒤진 기술 부분이 전체의 15.3%인 13개 분야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효율 석탄가스화액화발전·지열 등 에너지 기술 분야, 드론을 이용한 무인항공기 등 항공 분야는 물론 우주 산업에서도 한국이 뒤처졌다. 특히 항공·우주 분야에서 중국은 미국, 러시아 같은 전통 강국과 어깨를 나란히 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자료에서도 우리나라 전체적인 과학 기술은 2012년 중국보다 1.9년 앞섰지만, 현재는 1.4년으로 격차가 0.5년 줄었고 기계·제조공정과 전자·정보·통신 분야에서는 같은 기간 격차가 0.6년 줄었다. 특히 항공·우주 분야는 중국 기술력이 한국보다 4.3년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슈퍼컴퓨터 분야에서는 상황이 더욱 좋지 않다. 슈퍼컴퓨터 성능 분석 기관인 ‘톱스500’은 지난 6월 공개한 순위에서 중국의 ‘톈허-2’가 2013년부터 처리 속도 1위를 지켜오고 있다고 밝혔다. 그 뒤를 미국 타이탄, 일본 K-컴퓨터 등이 거세게 쫓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올해 들어와 83억 원을 들여 이제야 슈퍼컴퓨터 개발에 뛰어든 상태다.

이근평 기자 istandby4u@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