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CT & Science >하드웨어 노리는 ICT업체들… 목표는 ‘IoT 생태계’

네이버, 스마트카 등 1000억 투자
SKT, U0브랜드 묶는 플랫폼 추진

최근 포털, 이동통신사, 케이블TV 업체 등 인터넷이나 통신·방송 서비스 업체들이 잇따라 하드웨어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사물인터넷(IoT) 시대를 맞아 단순한 020(Online to Offline) 서비스에서 벗어나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아우르는 생태계 구축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미 구글이나 아마존 등 해외 정보통신기술(ICT) 업체들의 경우 IoT를 향한 하드웨어 진출이 숨 가쁘게 이뤄지고 있어 국내 업체들의 발걸음 역시 한층 빨라질 전망이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하드웨어 사업에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인터넷·통신 업체는 네이버와 SK텔레콤이다. 특히 지난 8월 현대차 계열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전문업체 현대엠엔소프트와 제휴를 통해 스마트카 시장에 발을 들여놓은 네이버는 최근 로봇, 스마트홈 등 하드웨어 분야에 앞으로 5년간 1000억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네이버가 직접 하드웨어를 제작하는 것은 아니지만 다양한 하드웨어를 자사 소프트웨어 기술을 이용해 제어하고 서비스와 연결하겠다는 의미다.

SK텔레콤은 ‘라이프웨어’라는 카테고리를 통해 국내는 물론 중국에서 사업을 벌이고 있다. 라이프웨어는 스마트폰에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은 뒤 스마트폰으로 조정이 가능한 기기 군(群)이다. 초기 단계의 IoT 기기로 휴대용 프로젝터 UO 스마트빔 2나 와이파이 스피커 UO링키지 등이 대표적이다. SK텔레콤은 조만간 UO브랜드를 하나로 묶는 통합 모바일 플랫폼을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 최근 여러 ICT 업체가 진행하고 있는 020 서비스의 경우 온라인상의 소비자와 오프라인상의 판매자를 연결하는 플랫폼 서비스에 집중된 상태다. 그러나 SK텔레콤이나 네이버와 같이 하드웨어를 강화하면 자사의 플랫폼 입지를 더욱 높이는 것은 물론,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전반을 아우르는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카카오 택시를 서비스하고 있는 카카오가 직접 택시회사를 운영할 경우 카카오 택시의 플랫폼 입지는 더욱 높아질 수 있으며 이를 통해 택시 업계 생태계 전반을 장악하기가 쉬워진다는 의미다.

이들 업체뿐만 아니라 KT가 조만간 선보일 예정인 USB 형태의 보안 솔루션 ‘위즈스틱’이나 케이블TV 업체 티브로드가 출시한 지능형 CCTV 스마트홈캠 등도 비슷한 목적을 가진 하드웨어 제품이다.

업계 관계자는 “구글이 스마트 온도조절기 업체 네스트를 인수한 것이나 무인차 사업 진출, 아마존의 전자책 사업 등은 생태계 구축을 위해 하드웨어 시장에 뛰어든 예”라면서 “ICT 업체들의 이 같은 움직임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정환 기자 yom7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