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론 “음원 사재기 막으려 차단한 아이디만 100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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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리적 데이터로 왜곡 없게
공정·형평성 개선작업 계속
고칠점 있지만 추천제는 필요”

“음원 차트가 왜곡되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국내 최대규모 음원사이트 멜론을 운영하는 로엔엔터테인먼트 신원수(사진) 대표가 최근 불거진 음원 사재기와 추천제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신 대표는 12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인터컨티넨탈 코엑스에서 열린 ‘멜론 빅데이터 개방 1주년’ 기념 간담회에서 “멜론은 가비지(gabage) 데이터를 걸러내기 위해 필터링 작업을 하고 있다. ‘퍼펙트하다’고 할 순 없지만 가치가 훼손되지 않는 합리적 데이터를 구축해 음원 차트가 왜곡되지 않도록 하고 있다”며 “우리가 이미 차단한 아이디만 1백만 개가 넘고 고도화된 클렌징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대응하고 진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멜론이 음원순위표 상단에 배치한 신곡 추천 서비스가 특정 음원에 대한 노출도를 높여 차트를 왜곡시킨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추천제가 이해 관계자들의 가치에 부합하지 않는다면 개선되어야 한다”며 “인위적 선택에 의해 공정성이나 합리성이 위협받는 환경은 없애야 한다”고 덧붙였다.

동시에 신 대표는 추천제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역설했다. “추천제는 음악 시장에서 필요하다”고 운을 뗀 신 대표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평소 듣지 않던 음악을 추천을 통해 선택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추천을 자동화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있어 추천 형평성에 대한 논란도 합리적으로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2004년 문을 연 멜론은 2800만 회원과 580만 곡을 확보해 시장 점유율 과반이 넘는 음원유통사다. 멜론은 지난 10년간 축적된 관련 정보를 바탕으로 지난해 6월 빅데이터를 공개하고 소비자들에게 차별화된 음악 향유의 기회를 제공하는 ‘MLCP’(Music Life Connected Platform) 서비스를 론칭했다. 그 결과 612개 기획사와 2만2084명의 가수들이 이 플랫폼을 활용해 소비자들과 소통을 활성화하는 성과를 일궜다. 신 대표는 “멜론은 아티스트와 소비자를 만족시키고 음악 업계 활성화에 필요한 플랫폼과 서비스 개발에 주력해왔다”며 “그 동안 IT기업들이 문화 콘텐츠를 비즈니스 수단으로 삼는 경우가 많았는데, 멜론은 소비자를 고객으로 생각하고 콘텐츠를 공급하는 이해 관계자들에게 정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판단해 ‘상생 플랫폼’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비전을 제시했다.

한편 음원 사재기는 몇몇 가요기획사들이 브로커를 고용해 자사 가수의 신곡을 무더기로 구입하거나 듣는 방식으로 순위를 조작하는 행태다.(문화일보 9월 22일자 23면 참조) 실제 여러 음원 사이트에서 특정 가수의 곡을 집중적으로 듣고 구매한 수백~수만 개의 동일 패턴 아이디가 발견됐고 가수 박진영, 이승환 등이 “음원 순위를 올려주겠다는 제안을 받았다”고 밝혀 파장이 커졌다.

음원 사재기와 함께 가요계의 오랜 악행으로 손꼽히는 추천제는 각 음원 유통사가 특정 가수의 음원을 추천해 순위표 상단에 노출하는 방식이다. 통상 자사가 유통하는 음원 위주로 추천 명단을 채워 “공정하지 않다”는 가요계의 원성이 높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