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중 머리 쓰다듬고 엉덩이 쳐주고…‘스킨십 소통’ 감동”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슈틸리케號 1년… 선수들이 본 ‘감독의 리더십’

축구 국가대표에게 비친 울리 슈틸리케(61·독일·사진) 감독의 리더십 비결은 무엇일까.

대표팀은 1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자메이카와의 평가전에서 지동원(24·아우크스부르크)이 전반 35분, 기성용(26·스완지 시티)이 후반 11분, 황의조(23·성남 FC)가 후반 19분 골 퍼레이드를 펼쳐 3-0의 완승을 거뒀다. 지난해 10월 10일 국가대표 사령탑 데뷔전을 치렀던 슈틸리케 감독의 1주년 ‘기념경기’였기에 기쁨은 더욱 컸다.

태극전사들은 상승세의 비결로 슈틸리케 감독 특유의 리더십인 ‘소통의 힘’을 꼽았다.

슈틸리케 감독은 주관이 뚜렷하지만, 자신의 의견을 끊임없는 대화를 통해 선수들에게 투영한다. 한국영(25·카타르 SC)은 “슈틸리케 감독께선 수시로 선수들에게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명확하게 설명하고 또 설명한다”고 말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스킨십도 적극적으로 펼친다. 정우영(26·빗셀 고베)은 “(슈틸리케 감독)은 훈련 도중 머리를 쓰다듬거나 엉덩이를 툭툭 치며 신뢰감을 표시한다”며 “그래서 대표팀엔 늘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흐른다”고 말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또 지명도, 인기도에 치우치지 않고 모든 선수를 고루 활용하는 ‘인사 방침’으로 선의의 경쟁을 유도하고 있다. 소집 대상도 해외파와 K리그 클래식 선수에 머물지 않고 K리그 챌린지(2부리그) 선수는 물론 대학생까지 범위를 넓혔다.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 1년간 대표팀에 54명을 발탁했다. 이 중 출전하지 못한 선수는 3명에 그친다. 2002 한·일월드컵 4강 신화의 연출자 거스 히딩크(69·네덜란드) 전 감독이 1년 5개월간 66명을 선발했고, 이 중 16명을 기용하지 않은 것과는 좋은 비교가 된다.

출전 기회를 보장받을 수 있기에 대표팀에 소집된 선수들은 ‘충성 경쟁’을 펼치게 된다.

이영표 KBS 해설위원은 “슈틸리케 감독은 모든 선수를 동등하게 대우하면서 전체적으로 국가대표 인재풀을 넓혔다”며 “지금의 대표팀은 선수들이 열심히 뛸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갖췄다”고 평가했다. 김진수(23·호펜하임)는 “몸 컨디션이 좋아도 (대표팀 인적 자원이 많아져) 다음 대표팀 선발을 자신할 수 없다”며 “선수들끼리 보이지는 않지만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대표팀은 올해 들어 14승 3무 1패(승률 86.1%)의 빼어난 성적을 남겼다. 다음 달 열리는 미얀마, 라오스와의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2경기에서 모두 승리하면 1980년 이후 처음으로 한 해 16승을 거두게 된다.

한국 축구는 1975년 26승, 1978년 24승, 1977년 20승을 거둔 적이 있다.

박준우 기자 jwrepublic@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