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댓글’‘펌글’도 삭제 가능해진다

디지털 미디어 시대에 잘못된 언론 보도나 ‘댓글’ ‘펌글’(복제하거나 인용한 글)로 고통받던 사람들의 ‘잊혀질 권리’가 명문화된다.

언론중재위원회는 13일 국회의원 회관 세미나실에서 주최한 정책토론회에서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처음 공개했다. 개정안은 인격권에 기반을 둔 침해배제청구권을 명문으로 규정해 잘못된 언론 보도 등으로 인한 피해 확산을 방지하고 피해 당사자가 삭제를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언론 보도뿐 아니라 해당 기사에 달린 댓글이나 개인 블로그,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옮겨진 펌글도 삭제를 요구할 수 있는 조정 대상으로 삼은 것이 개정안의 핵심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보도 내용이 △허위이고 피해자의 권리를 중대하게 침해하거나 △종교와 감정, 성적(性的) 영역 등 사생활의 핵심영역 침해가 명백하거나 △지속적 권리 침해가 발생할 때 언론중재위에 기사 삭제를 요청할 수 있다. 삭제 요청이 받아들여질 경우 언론사와 이를 게재한 포털사이트 등에 대한 강제성도 강화된다. 기존에는 조정 내용을 언론사나 포털 사이트 등에 알리며 ‘통지한다’ ‘요청한다’ ‘협조한다’ 등으로 표현하는 등 소극적인 대처에 그쳤던 반면 개정안은 △기사(동영상)를 삭제한다 △검색되지 않도록 한다 △다시보기나 미리보기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다 △데이터베이스(DB)에서 삭제한다 등 구체적이고 적극적으로 대처할 수 있게 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포털 사이트 측은 “어떤 취지로 댓글과 게시글이 작성됐는지 판단하기 어렵고, 오히려 작성자에 대한 권리 침해 소지가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