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교과서 ‘편향성 해소’ 전쟁>여야, 현행교과서 내용 논쟁… ‘6·25 책임·주체사상·건국’ 3大 공방

與 “주체사상 등 그대로 인용”
野 “일부만 악의적으로 활용”

한국사교과서 ‘국정화’ 후폭풍이 거센 가운데 여야는 ‘주체사상’, ‘6·25전쟁 책임’, ‘정부 수립’ 등에 대한 현행 검정교과서의 기술 내용을 둘러싸고 치열한 ‘팩트 공방’을 벌이고 있다.

우선 북한의 ‘주체사상’에 대한 설명과 관련, 새누리당은 “김일성의 주체사상을 소개하며 ‘김일성 전집’ 일부를 그대로 인용했다”며 “주체사상이 권력 독점·우상화에 사용됐다는 비판적 설명은 주석으로만 처리했다”는 주장이다. 결국 우리나라 학생들이 김일성 주체사상에 대해 무비판적으로 수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새정치민주연합은 “새누리당은 전체 문장을 제시하지 않고 필요한 문구만 악의적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반발한다.

새누리당이 문제 삼고 있는 ‘금성출판사’ 참고자료에서 “주체사상은 김일성주의로 천명되면서 반대파를 숙청하는 구실 및 북한 주민을 통제하고 동원하는 수단으로 이용되었다”고 정확히 기술돼 있어 주체사상을 명확히 비판했다는 입장이다.

‘6·25전쟁의 책임’ 부분의 경우 새누리당은 ‘미래앤’ 등 다수 교과서에 “6·25전쟁 직전에 38도선을 경계로 잦은 충돌이 일어났다”고 서술한 대목을 예로 들며 “6·25전쟁의 책임이 남북 모두에게 있다고 오해하도록 기술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반면에 새정치연합은 새누리당이 지적하는 ‘미래앤’ 교과서에서 “1950년 6월 25일 새벽, 북한은 전면적으로 남침을 해왔다”고 기술돼 있어 6·25전쟁의 책임이 남북 모두에게 있다는 새누리당의 주장은 억지라 반박하고 있다.

또 새누리당은 일부 교과서에서 “대한민국은 정부 수립, 북한은 국가 수립”이라 표현한 부분도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정하는 것이라 주장하고 있다. 또 ‘금성출판사’에서 ‘한반도에 두 개의 정부가 들어서다’는 제목을 사용함으로써 남·북한이 동격인 것처럼 서술해 교육부로부터 수정 지시를 받았다는 점도 ‘좌편향 교과서’의 근거로 보고 있다.

이에 새정치연합은 “1948년 8월 15일을 ‘대한민국 수립’일로 보는 것은 대한민국이 1948년에 건국됐다는 건국론자들의 주장과 일치하며 이는 임시정부의 법통과 헌법을 부정하는 것”이라면서 “새누리당의 주장은 친일 행각을 은폐하고 독립운동사를 축소하려는 의도에 불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교학사를 제외한 7종의 역사교과서 집필진 53명 중 36명이 좌편향된 이데올로기를 가지고 있다”는 새누리당의 주장에 대해 새정치연합은 “현행 교과서는 정부가 정한 집필 기준에 따라 저자들이 집필한 것을 정부가 합격시킨 교과서”라며 맞서고 있다.

손우성 기자 applepi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