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웹 | 지면보기 PDF | 2020.7.3 금요일
전광판
Hot Click
북리뷰
[문화] 게재 일자 : 2015년 10월 16일(金)
힐의 ‘33년 외교인생’… 북핵 6자회담 전모 첫 공개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크리스토퍼 힐 회고록:미국 외교의 최전선 / 크리스토퍼 힐 지음, 이미숙 옮김 / 메디치

우리에게 낯익은 얼굴이자 이름인 크리스토퍼 힐. 시사에 큰 관심이 없는 독자라도 과거 ‘6자회담’ 등으로 TV에 자주 등장했던 인물임을 알 것이다.

1952년생인 힐은 한국(2004∼2005)을 비롯해 이라크 등 4개국의 대사직을 역임한 미국의 직업외교관이다.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로 있으면서 6자회담 미국 측 수석대표로 9·19 공동성명(2005)을 끌어낸 주역이다. 이 성과는 나중에 북한의 핵실험으로 무효가 됐지만, 북핵 문제와 관련해 가장 진전된 합의였다.

지난해 미국에서 출간된 이 회고록은 크리스토퍼 힐의 33년 외교관 생활의 총결산이자, 세계의 조정자로서 ‘슈퍼파워’ 미국 외교의 이면을 들여다볼 수 있는 책이다. 또 미국의 외교관이 어떻게 키워지고, 어떤 자질을 필요로 하는 인물인지 배울 수 있다. 보스니아 내전을 끝낸 데이턴평화협상과 북핵회담 등에서 인정받은 힐의 ‘협상력’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외교관의 자질일 것이다. 그는 8세 때 외교관인 아버지로부터 “무엇이 안될 때는 반드시 이유가 있으니, 그 원인을 찾아야지 힘으로 밀어붙이면 안 된다”는 가르침을 받았다. 어떤 상황에서도 냉정함을 잃지 않고 실용적 해법을 찾는 협상가로 힐이 성장하는데 신조가 된 가르침이다.

관심을 끄는 것은 북핵협상 과정이다. 힐은 2005년 2월부터 북핵 이슈에 집중해 거의 4년 동안 중국과 한국, 일본을 40여 차례 방문했다. 평양도 몇 차례 방문하는데, 2007년 11월 방문 때 그는 부시 대통령의 서신을 전달하려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나고자 했다. 그런데 북측인사들은 “우리 지도자 동지는 오늘 평양에 계시지 않습니다”라는 말만 반복했다. 힐은 “더 기다리겠다”, “지도자 동지가 있는 곳으로 가겠다”며 버텼지만, 북한 외무상에 서신을 전달하는 데 만족해야 했다.

힐은 북핵협상 진전의 상징이었던 2008년 북한의 영변 원자로 냉각탑 폭파는 자신의 아이디어였다고 적고 있다. 그는 “그 아이디어는 내가 김계관(북한 6자회담 수석대표)에게 처음 제시한 것”이라면서 김계관은 당시 조심스러워 했다고 한다. 결국, 중국 측 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에게 재차 냉각탑 폭파를 제안했고, 우다웨이가 북한을 설득하겠다고 나서며 성사될 수 있었다.

책에는 6자회담의 전모가 최초로 공개돼 외교 사료로서 가치가 크다. ‘한국의 노무현 대통령은 북한 핵 문제에 그리 도움이 안 되는 인물로 인식됐다’는 등 당시 미국 정부의 분위기를 전한다.

미 외교에서 협상파에 속한 힐은 ‘네오콘’으로 분류되는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무장관이 2004년 “한국 주둔 미군은 북한의 일어날 것 같지 않은 대남도발에 대비해 밧줄에 묶인 염소처럼 전통적인 임무를 할 것이 아니라 좀 더 전략적인 역할을 맡아야 한다”고 말해 ‘미군이 한국인의 동의 없이 중국과 전쟁을 계획하는데 한국을 전쟁터로 삼으려는 구도 아니냐는 비판을 받게 됐다’며 럼즈펠드를 비난했다. 힐은 국무부·국방부 등의 네오콘과의 갈등도 상세하게 기록, 책이 나오자 미국에서 논란을 빚기도 했다.

엄주엽 기자 ejyeob@munhwa.com
[ 많이 본 기사 ]
▶ 서울시, 남녀 공무원 부적절한 관계 의혹 사실 확인 중
▶ [단독]수사자문단 비판한 이성윤, ‘손혜원父’ 수사땐 직접..
▶ 文대통령 지지율 50%선 붕괴… 수도권·30代 돌아섰다
▶ ‘간큰’ 10대들, 초등생 포함 또래 여학생 성매매 강요
▶ 이효리, 노래방 방문 사과 “너무 들떴다…언니로서 미안”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 : m.munhwa.com ]
故 최숙현 선수에게 너무 무서웠던..
“北에 성경책만 날려 보냈을 뿐인데 ..
서울지하철, 2023년엔 하이패스처럼..
민노총 “노사정 합의안 폐기” 공식결..
‘푸틴 위한 개헌’ 통과… 2036년까지 ..
topnew_title
topnews_photo 2019년 대검 반부패부장때 비공개로 열어 불기소 결정 법조계 “최근 행보와 모순”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지난해 대검찰청 반부패부장으로 재임하면서 손혜원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부친에 대한 국가유공자 선정 ..
ㄴ 필요땐 소집주도, 불리땐 거부항명… 李의 ‘자문단 내로남불’
서울시, 남녀 공무원 부적절한 관계 의혹 사실 확인..
文대통령 지지율 50%선 붕괴… 수도권·30代 돌아섰..
김종인, 당밖 2명에 대권도전 타진…“고민하겠다”..
line
special news 이효리, 노래방 방문 사과 “너무 들떴다…언니로..
그룹 핑클 출신 가수 이효리가 코로나19 시국에 노래방을 방문하면서 논란이 일자 이에 사과했다. 앞서 ..

line
‘간큰’ 10대들, 초등생 포함 또래 여학생 성매매 강..
문대통령 “다주택자 등 투기성 보유자 부담강화…..
대검, 3일 ‘검언유착’ 자문단 소집 않기로…“의견 수..
photo_news
‘아기가 아파요’ 새끼 물고 응급실 찾은 어미 고..
photo_news
‘故구하라 폭행·협박’ 최종범 2심 징역 1년 실형..
line
[그립습니다]
illust
돌아가시기 사흘전까지 성경 필사한 할머니… ‘내인생 첫 친구..
[포토에세이]
illust
잠깐이라도…관광버스 화물칸서 ‘忙中閑’
topnew_title
number 故 최숙현 선수에게 너무 무서웠던 팀닥터와..
“北에 성경책만 날려 보냈을 뿐인데 우리를..
서울지하철, 2023년엔 하이패스처럼 자동결..
민노총 “노사정 합의안 폐기” 공식결의키로
hot_photo
출산 열흘만에… 미셸 위, 유모차..
hot_photo
이순재 소속사 “매니저 논란, 모..
hot_photo
피자나라치킨공주 “송대익 조작..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사업안내 | 이용안내 | 구독안내 | 독자참여 | 회원서비스 | 고충처리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책임자:한형민) | Site Map
제호 : 문화일보 | 주소 : 서울시 중구 새문안로 22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01697 | 등록일자 : 2011년 7월 15일 | 발행·편집인 : 이병규 | 발행연월일 : 1997년 1월 1일
Copyright ⓒ 문화일보. All Rights Reserved. ☎ 02) 3701-5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