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hat >FC서울 일반석 1만2000원…10년간 4000원 올라 저렴

국내 인기 높지않은 게 원인… 구단들 ‘공짜표 줄이기’ 운동

1983년 프로축구 개막전 당시 서울 동대문운동장의 일반석 입장료는 1000원이었다. 1983년 이후 2014년까지의 한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34%였으니 현재 가치로 환산하면 약 3340원인 셈이다. 1990년대 5000원을 돌파했던 서울 지역 축구 경기 입장료는 2005년엔 8000원이 됐다. 그리고 10년이 지난 2015년 FC 서울의 일반석 입장료는 1만2000원이다. 1983년부터 2014년까지 물가상승률이 241.6%였던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아스널의 평균 입장료가 3파운드(약 5200원)에서 현재 97파운드(17만 원)까지 20배가량 치솟은 것을 고려하면 국내 축구 입장료 상승률은 프리미어리그에 비해 매우 낮다.

한국의 입장료 상승 폭이 눈에 띄게 크지 않은 건 국내 축구의 인기가 떨어지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아스널 등 프리미어리그의 축구장 관중 점유율은 95%를 넘는다. 그러나 K리그 관중 점유율은 40%를 밑돌고 있다. 지난해 K리그에서 50%가 넘는 관중 점유율을 남긴 팀은 대전 시티즌(52%)이 유일했다. 경기장이 다 차지 않는 상황에서 티켓 가격을 인상하기란 어렵다. 한국프로축구연맹 관계자는 “빈 좌석이 많은 K리그에서 입장료를 인상하게 되면 입장 관중이 더 떨어질 수 있다”며 “일등석, 이등석 등 좌석 구분을 다양화하고 있지만 전반적인 입장료 인상을 고려하진 않고 있다”고 말했다.

구장 사용권이 K리그 팀들이 아니라 지방자치단체들에 있는 것도 티켓 가격 인상을 억제하는 원인으로 꼽힌다. 지방자치법에 따라 경기장은 원천적으로 지방자치단체의 소유다. 프로구단은 이를 위탁운영만 할 수 있다. 입장 수익은 구단과 지자체 간의 경기장 사용계약 협상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구단 입장에서 적극적으로 입장료 인상을 추진하지 않는다. 프로축구단의 한 관계자는 “현재 빈 좌석이 많이 남아 지자체 시설관리공단도 축구장 입장료 인상을 원하지 않는다”며 “K리그가 입장권 인상을 논의하기 위해선 앞으로 시간이 더 지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K리그는 공짜표를 줄이고 유료 관중 비율을 높이는 정책을 추진 중이다. 경기장 내 관중 점유율이 40%가 채 안 되는데도 올 시즌 K리그 유료관중 비율은 K리그 클래식(1부)이 71.5%, K리그 챌린지(2부)가 44.7%에 불과하다. 대구 FC는 유료 관중의 비율이 19.8%에 그쳤고, K리그 클래식 제주 유나이티드의 경우에도 유료 관중 비율이 23.3%에 그쳤다.

박준우 기자 jwrepublic@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