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CT & Science >“연구장비 70%가 수입산… 국산화 못하면 노벨상은 없다”

  • 문화일보
  • 입력 2015-10-27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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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장비 구입예산은 줄이고 국내 관련산업 육성전략 필요”

“과학에서 새로운 발견은 결국 ‘장비 싸움’인 경우가 많습니다. 외국에서 좋은 장비를 수입해 온다고 해도 그땐 이미 늦었습니다.”

이광식(사진)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 부원장은 27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연구장비의 국산화가 필요한 이유에 대해 “외국에서 우주개발 기술이나 군사 기술을 이전받기 쉽지 않은 것과 같은 이치”라며 이같이 말했다.

KBSI는 기초과학 진흥을 위한 연구장비 및 분석과학기술 관련 연구·개발(R&D) 등을 수행하기 위해 지난 1988년에 설립된 정부출연연구기관이다. 최근에는 국산 연구장비 개발 등을 통해 관련 산업 생태계 조성에 앞장서고 있다.

이 부원장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서 사용되는 연구장비의 약 70%가 외산이다. 발견을 위해서는 장비가 필수적인데, 장비를 외산에 의존하다 보니 국내 연구진이 새로운 발견을 하는 연구가 외국에 비해 뒤처질 수밖에 없다는 게 이 부원장의 설명이다.

그는 “연구장비 국산화의 취약성은 한국이 노벨상을 받지 못하는 것과도 관련이 있다”면서 “의료기기인 자기공명영상(MRI)이나 컴퓨터단층촬영(CT) 등도 전부 장비를 개발하면서 노벨상을 받은 사례”라고 설명했다.

그는 “10여 년 전 일본 대학의 실험실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들의 실험실은 자국에서 생산된 연구기자재와 시약들로 가득 차 있었다”며 “부러움을 넘어 자존심이 상했던 기억을 아직도 지울 수 없다. 매년 노벨상 시즌이 되면 그 기억이 되살아나서 불편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특히 이 부원장은 국산 연구장비 개발이 국내 관련 산업 생태계 구성을 촉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정부에서 R&D 예산을 투입해도 국내 장비산업 발전으로 연결되지 못하고 외국의 장비회사를 살찌우는 바람직하지 못한 구조”라면서 “외국산 장비 구입 예산을 줄이고 중장기적으로는 국내 장비산업을 정부에서 육성해 경쟁력을 확보하는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KBSI는 최근 범용 연구장비들의 집적화 사업도 벌이고 있다. 연구장비 중복구매 등 비효율적인 투자를 막기 위해서다.

KBSI는 이미 2009년 정부와 함께 국가연구시설·장비 총괄관리를 위한 국가연구시설장비진흥센터(NFEC)를 설치해 연구시설이나 장비 중복투자 방지와 공동활용 정책 및 제도 등을 마련, 2014년에만 약 655억 원의 관련 예산을 절감했다.

이 부원장은 “연구장비의 약 70%가 외산인 점을 감안할 때 비효율적인 투자는 곧 외화 낭비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임정환 기자 yom724@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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