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덩어리 규제’ 혁파>財界 “수도권·유통업 ‘족쇄’ 아직 첩첩산중… 갈 길 멀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인천공항 동북아 물류 허브로 인천 중구 운서동에 건설 중인 인천국제공항 제2 여객터미널이 5일 웅장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제2 여객터미널은 2017년 9월에 1단계 개관할 예정이다. 국토교통부는 6일 인천국제공항의 동북아 항공물류 허브 선점을 위한 규제개혁 방안을 공개했다. 연합뉴스

지방이전 촉진 풍선효과보다
공장 신규 건립·증설 포기로
대기업 52% “해외 이전 의향”

포지티브규제, 시장 못 따라가
‘원칙적으로 허용·예외로 금지’
네거티브규제로 프레임 바꿔야

정부는 6일 제4차 규제개혁 장관회의를 열어 갖가지 성과를 늘어놓았지만, 경제계는 수도권 규제, 노동 규제 등 ‘덩어리 규제’ 개혁 부문에 대한 진행 상황이 여전히 ‘첩첩산중’이라며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을 요구하고 있다. 이와 함께 임금 체계, 신산업 진입 장벽 등 구체적인 부문에 대한 규제는 물론 규제를 바라보는 프레임 자체에도 개혁이 이뤄져야 한다는 게 재계의 주장이다.

경제계는 우선 수도권 규제, 유통업 규제, 지주회사 규제를 핵심 개혁 부문으로 보고 정치적인 유불리를 떠나 시급히 처리돼야 할 사안으로 꼽고 있다. 수도권 규제의 경우 기업들의 지방이전을 촉진해 균형 발전을 이룬다는 규제의 ‘풍선효과’보다 공장 신규 건립, 증설을 방해하는 부작용이 더 크다는 것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를 보면 ‘해외 이전 의향이 있다’고 답한 대기업 중 52.9%가 수도권 규제가 경영활동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응답하는 등 생산 기지의 해외 이전 가능성도 심각하게 고려해 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휴일 대형마트 영업 규제, 자회사를 통해 증손회사를 보유할 때 지분 100%를 확보하도록 한 지주회사 관련 규제도 정치권 눈치 때문에 개혁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대표적 ‘대기업 때리기 규제’라는 게 재계의 입장이다. 유환익 전경련 산업본부장은 “대기업 관련 규제개혁은 파급력이 커 체감효과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며 “대기업 투자가 활성화되면 내수, 신규 사업 추진이 더욱 활발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노동개혁이 4대 개혁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는 만큼 노사 분야 규제개혁이 지금보다 속도감 있게 추진돼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예컨대 임금 체계 개편 시 근로자 과반수 동의를 받아야 하는 현행 취업규칙 변경 요건을 완화해 기업에 급변하는 경영 사정에 대처할 수 있는 힘을 길러줘야 한다는 것이다. 김동욱 한국경영자총협회 기획홍보부장은 “임금 체계 개편을 막는 여러 규제를 손질해 노동시장 유연화를 꾀해야 한다”며 “이는 기업 경쟁력과 직결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재계는 또 규제프레임을 바라보는 현재 시각 자체에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네거티브 규제(원칙 허용, 예외 금지)가 아닌 포지티브 규제(원칙 금지, 예외 허용)가 여전히 작동하고 있는 규제 방식이 대표적이다.

이경상 대한상공회의소 기업환경조사본부장은 “메디컬푸드 등 신산업 분야의 경우 기존 법령에 다뤄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현재 발이 묶인 상태”라고 말했다.

이근평 기자 istandby4u@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