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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국민건강 농업인 행복찾기 게재 일자 : 2015년 11월 26일(木)
하얀 찹쌀떡에 금빛 유자청… “우리 농촌의 맛이 세계 최고”
슬로푸드 국제페스티벌 페이스북트위터카카오톡밴드
▲  지난 22일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한류월드로 킨텍스 제2전시관 ‘슬로푸드 국제페스티벌’ 농협중앙회의 ‘식(食)사랑, 농(農)사랑’ 코너에서 관람객들이 농협이 준비한 음식을 맛보고 있다. 고양 = 김동훈 기자 dhk@
밤대추 단자· 채소 치즈만두 등
현대식으로 맛낸 음식 큰 호응
“먹기 아까울 정도로 모양 예뻐”

울릉도 옥수수 막걸리 등도 소개
어린이 편식상담, 학부모에 인기

동서양서 43國 참가 불꽃경연
콘퍼런스·갈라쇼… 행사 다양


‘젠가 블록’만 한 하얀 찹쌀떡에 유자청이 얹혀져 마치 금빛으로 빛난다. 위에 살포시 뿌려진 대추 가루가 붉은 진달래 꽃잎 같다. 한 조각 들어 ‘아∼흠!’ 한 입 베어 무니 쫄깃쫄깃, 달콤한 맛 뒤로 고소한 맛이 이어진다. 간간이 씹히는 대추의 달콤함까지….

“뭐가 이리 맛있어?”

지난 18일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한류월드로 킨텍스 제2전시관을 8세 아들과 함께 찾은 김정은(여·46·서울 중랑구 면목동) 씨 입에서 감탄사가 나왔다. 김 씨는 이날 행사 소식에 면목동에서 1시간가량 차로 달려왔다. 이날 준비된 음식은 찹쌀떡을 현대식으로 맛을 낸 유자청 밤대추 단자다. “진작 이렇게 맛있는 음식이 있었다면 누가 케이크를 먹었겠어요?” 김 씨의 감탄이 이어진다.

농협중앙회의 ‘식(食)사랑, 농(農)사랑’은 킨텍스에서 이날부터 22일까지 열린 ‘2015 슬로푸드 국제페스티벌’에 참여해 우리 농촌의 맛을 널리 알렸다.

‘멋진 농부, 진짜 맛’을 슬로건으로 열린 슬로푸드 국제페스티벌은 2년마다 열리는 행사다. 슬로푸드는 말 그대로 패스트푸드의 반대말이다. 컨베이어 벨트식으로 대량 생산되는 패스트푸드에 대항해 1986년 로마에서 시작된 운동이다. 가격보다 가치를 보고 음식을 먹자고 주장한다. 값싸고 배부른 음식보다 좀 비싸도 몸에 좋은 음식이 더 좋다는 것이다. 친환경·친농촌 운동이라는 점에서 세계 곳곳에서 환영을 받고 있다.

현재 슬로푸드국제협회는 세계 180여 개국에서 고유한 종자와 음식문화를 지키고자 각 지역의 농업 지식, 미각 교육, 조리법 등을 공유하고 있다. 특히 이탈리아 토리노에서는 1996년부터 2년마다 슬로푸드를 전 세계에 알리고 음식문화를 교류하는 ‘살로네 델 구스토’(Salone del Gusto) 등이 진행되고 있다.

이번에 열린 슬로푸드 국제페스티벌은 운동의 본토인 이탈리아 외 가장 큰 행사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유일한 국제인증 행사이기 때문이다. 지난 2013년 슬로푸드 아시아·오세아니아 국제대회에 이은 두 번째 국제행사다.

중국, 필리핀 등 아시아 국가들은 물론 이탈리아, 프랑스 등 세계 43개국 슬로푸드 지부에서 참가했다. 단순히 각국의 음식만 소개, 전시된 것이 아니라 문화를 공유하는 콘퍼런스, 갈라쇼, 교육 등의 프로그램이 어우러진 복합문화전시 행사였다.

농협은 페스티벌에서 ‘식사랑 농사랑 운동’의 취지를 알리고 후원 등의 동참을 호소한 것은 물론 우리 전통 음식을 현대 입맛에 맞게 재해석한 음식들을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숙명여대 전통식생활문화대학원의 주도로 진행된 코너에서는 유자청 밤대추 단자, 채소 치즈만두 등이 소개됐다. 모두 우리 전통 재료를 이용했지만, 그 모양과 맛이 새로워 관람객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인천에서 왔다고 자신을 소개한 정순례(53) 씨는 “모양이 너무 예뻐 먹기 아까울 정도”라며 맛을 보더니 “쫄깃쫄깃하면서 고소함과 단맛이 잘 어울린다”며 엄지를 번쩍 들었다.

이날 음식을 소개한 숙명여대 석사과정에 재학 중인 유리나라 씨는 “된장을 소스로 한 음식들도 있어 현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며 “요리법 안내서가 동날 정도”라고 말했다.

전시장 중앙에는 무대가 마련돼 콘퍼런스나 갈라쇼가 진행됐다. 19일에는 사찰 음식으로 유명한 선재 스님이 발우공양 갈라쇼를 벌였다. 선재 스님은 “음식은 땅과 우리를 잇는 매개물이다. 농부가 좋은 음식을 만들어 내고, 우리가 그것을 고마워하며 먹을 때 우리가 음식을 통해 땅과 하나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어린이 식생활 교육과 편식 상담은 전시기간 내내 아이를 둔 부모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22일 다시 찾은 페스티벌 전시장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바른식습관연구소의 ‘어린이 그룹 영양 교육’은 아이들과 부모들로 붐볐다. “‘건강이’는 뭐든 잘 먹어요. 그래서 공부도 잘하고 운동도 잘하죠. 우리 친구들은 어떤가요?” 선생님의 질문에 5∼8세 아이들 5명이 입을 모아 답한다.

“예, 당연히 건강이죠!”

교육은 30분 동안 이어졌지만, 동영상을 보고 바른 식생활 표에 동그라미 등을 그리면서 아이들은 교육에 쏙 빠져들었다.

“한 번에 5명씩 교육을 했는데 참여 문의가 많아도 대상을 늘리지 못해 아쉬웠다”고 현장 교육 담당이 전했다.

5세 아들을 두고 있는 일산의 김수동(35) 씨는 “아들을 대신해 편식 상담을 받았다”며 “아이를 재촉하지 말고 더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줘야 한다는 지적에 많이 반성했다. 이제 좀 더 아이를 이해할 것 같다”고 말했다.

중국 코너에서는 우리와 달리 간수를 이용하지 않고 만든 두부를 선보여 주목을 받았다.

베이징(北京)에서 온 양쿤취안(楊坤全) 씨는 “중국 두부는 간수 등을 사용하지 않아 요산이 적어 단백질 섭취가 중요한 통풍 환자에게 대단히 좋다”고 말했다.

실제 맛을 보니 고소함이 남달랐다. 파주 현인농원은 토종닭 50여 종을 복원해 화제를 모았다. 전통 방식으로 키운 닭의 달걀은 생으로 먹어도 비린내가 전혀 없이 고소한 맛만 났다.

옥수수 막걸리 등 울릉도 토속 음식을 소개하는 곳에서는 독특한 환경 때문에 생긴 장점을 설명하면서 “바로 고∼차이!”라는 음률을 만들어 인기를 끌었다.

옥수수 막걸리를 소개하면서도 한 주민이 “쌀이 부족했던 울릉도에서 쌀을 대신해 만들어 즐겼는데…”까지 말을 하면 나머지 주민들이 “이제는 울릉도밖에 없다는 바로 고∼차이!”라고 합창을 했다.

김치로 싼 김치김밥에서 가공하지 않은 순수한 맛의 우리 아이스크림까지 페스티벌 현장은 먹거리와 정신 교양이 있는 문화의 마당이었다. 전시 코너마다 평소 보기 힘든 맛과 음식에 대한 다양한 정보가 있었다. 22일 오후 전시장을 나서는데 ‘5일간의 전시가 짧아 참 아쉽다’는 생각이 떠나지 않았다.

고양 = 박선호 기자 shpar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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