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YS의 盤松, 병해충없이 뛰어난 경관 촬영명소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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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대통령들이 국립수목원(광릉숲)에 기념식수를 한 가운데 김영삼 전 대통령이 기념식수로 심은 반송(盤松)이 21년 7개월 동안 아무런 병충해 없이 잘 자라고 가장 경관이 아름다워 관람객들의 촬영명소로 인기를 끌고 있다. 또 김 전 대통령은 숲가꾸기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자주 조림행사를 갖는 등 역대 대통령 가운데 최고의 나무심기 솜씨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대통령은 지난 1994년 4월 5일 제49회 식목일을 맞이해 국립수목원 전시림에 구상나무와 전나무를 기념조림한 후 관상수원에 27년생(높이 4.5m) 반송 한 그루를 식재했다. 이 반송은 1981년 광릉숲에 종자를 심어 자란 어린 묘목을 기른 것으로 올해 높이 10m 크기로 훌쩍 성장해 잎이 짙은 초록색을 띠며 나무 전체가 둥근 모양의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다. 이 나무는 배수가 잘되고 좋은 토양의 자리(터)에서 솔잎혹파리 등 병해충이나 고사, 물이 차 뿌리가 썩는 부패 등이 단 한 번도 없이 매우 건강하게 잘 자란 것으로 알려졌다. 수목원 측에서 눈이 쌓이면 가지가 부러지거나 잎이 썩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3년마다 한 번씩 전지 작업을 해준 것뿐이다. 또 이 나무가 특성상 기저부에 가지가 여러 개로 갈라지는 관상용인 데다 생김새가 부드럽고 아름다워 수목원을 찾는 방문객들의 기념촬영 장소로 각광받고 있다. 다른 역대 대통령이 심은 일부 나무들이 땅에 물이 차거나 한 번 이상 병해충 피해를 입어 연노랗게 변해 2~3차례 배수로 및 방재 작업을 해준 것과는 대조적이다. 김 전 대통령은 1997년 4월 열린 나무심기 행사에서도 5년생 전나무와 잣나무들을 조림하면서 국무위원들이 나무 한 그루를 심는 시간에 빠른 속도로 5~6그루를 심을 정도로 삽질하는 솜씨가 뛰어난 것으로 수목원 관계자들은 회고했다. 김 전 대통령은 1997년 4월 구상나무와 두릅나무, 음나무를 식재한 후 농촌·학생 대표들과 함께 잔디밭에 앉아 “일한 후에는 막걸리와 두부김치가 최고”라며 환담을 나누는 등 나무를 사랑하는 지도자였다.

당시 김 전 대통령은 “쓸모있는 경제수종을 많이 심어 가치 있는 목재를 많이 생산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당시 김 전 대통령의 나무심기를 거들었던 김성식 전 산림자원보전과장은 “유달리 반송이 생육 상태가 가장 양호하고 경관이 뛰어난 것은 나무가 자리 잡은 터가 햇빛이 잘 들며 토질이 좋고 수종 자체가 우수하기 때문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역대 대통령들의 기념식수로는 박정희 대통령의 은행나무, 전두환 대통령의 가문비나무, 노태우 대통령의 분비나무, 김대중 대통령의 금강소나무, 노무현 대통령의 주목, 이명박 대통령이 황금주목, 박근혜 대통령의 구상나무 등이 있다.

포천=오명근 기자 omk@munhwa.com